30년전 애벌빨래 세탁기 (2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가 1981년에 출시한 수동 백조 세탁기(모델명 WP-251T). 국내 최초로 애벌빨래 기능을 지원하는 세탁기다.  사진 | 근현대디자인박물관 홈페이지


[스포츠서울] 국내 최초의 애벌빨래 지원 세탁기는 34년전에 출시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올해 2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애벌빨래 기능을 지원하는 ‘액티브워시’ 세탁기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액티브워시 세탁기는 본체에 개수대, 빨래판을 설치해 애벌빨래를 세탁기에서 바로 할 수 있다. 올해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가전박람회인 CES2015에서 첫 공개돼 많은 주목을 받았다.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은 지난 2월 ‘세탁기·에어컨’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올해 글로벌 세탁기 시장에서 목표 판매량은 최대 1500만대다. 그 중 20%인 약 300만대를 액티브워시가 담당할 것이다”고 밝혔다. 그만큼 삼성전자가 액티브워시에 거는 기대가 남다르다. 삼성전자는 액티브워시 세탁기가 출시 3주만에 국내 판매 1만5000대를 돌파했다며 시장에서 순항하고 있음을 자랑하기도 했다.

삼성 세탁기 '액티브워시' (2)
삼성전자가 지난 2월 출시한 액티브워시 세탁기.


그러나 애벌빨래 기능을 국내 처음으로 탑재한 세탁기는 삼성전자의 주장처럼 액티브워시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근현대디자인박물관 홈페이지에는 LG전자의 전신인 금성사가 1981년에 선보인 수동 백조세탁기(모델명 WP-251T)가 있다. 전체적인 세탁기의 디자인은 세월의 흐름을 느끼지만 세탁기 상단에는 애벌빨래를 위한 공간이 있다. 이 백조세탁기는 왼쪽 세탁조 위에서 애벌빨래를 한 후 커버를 열어 세탁물을 통으로 밀어넣는 구조다. 삼성전자의 액티브워시 세탁기의 애벌빨래 기능과 크게 다른 게 없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벌빨래 기능은 특별한 기술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며 “이미 오래전에 그 기능이 도입된 세탁기가 있다고 해도 놀랄 일은 아니다”고 밝혔다. 또 “세탁기를 사용하면서 손에 물을 묻히지 않으려는 소비자들도 많다. 액티브워시 세탁기를 사려는 일부 소비자에게는 빨래판 등이 불필요한 옵션이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내 가전라이벌인 LG전자는 새로운 애벌빨래 세탁기 출시를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G전자 한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 조사에서 애벌빨래 세탁기에 대한 수요가 크지 않았다”며 “기존 모델 중에도 애벌빨래 기능과 유사한 불림기능이 탑재돼 있어 상품 출시 필요성을 크게 못 느낀다”고 밝혔다.
강헌주기자 lemosu@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