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이주상기자]
지난 8월 20일부터 서울 종로 세종문화회관에서 현대 사진계의 거장인 안셀 아담스의 <딸에게 준 선물 - 안셀 아담스 사진전> 이 열리고 있다.
‘빛의 마에스트로’로 불리며 20세기 사진예술의 아이콘으로 자리매김한 안셀 아담스는 대자연의 풍경을 자신만의 독특한 기법으로 표현해냄은 물론 원시적인 자연과 풍경을 보존하는 데 선구자적인 비전을 가진 환경운동가로서도 유명하다.
최근 세계적인 경매회사인 뉴욕의 크리스티가 근현대 예술계에 가장 영향을 미친 예술가 100명을 선별하면서 18명의 사진작가를 지목했는데 그중 안셀 아담스는 톱을 차지했다.
자연에 대한 솔직한 경외감을 필름을 통해 예술로 승화시키고, 더불어 카메라에 담은 자연을 누구보다도 앞서 사랑하며 환경보호에 실천적인 자세를 보여준 것이 세계인들에게 영향을 미쳤음을 보여주는 반증이기도하다.
본사가 주최한 한국전시회에 걸린 그의 걸작들을 한점한점 지면으로 감상하면서 그가 남긴 위대한 유산을 음미하는 것 또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첫번째로 감상할 작품은 미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여류화가 조지아 오키프를 모델로 한 작품 ‘조지아 오키프와 오빌 콕스’ 로 1937년 애리조나 주 캐년 드 쉐이 국립공원에서 촬영한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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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작품의 에피소드는 다음과 같다
안셀은 1937년 가을, “연속해서 일어나는 놀라운 상황들과 데이비드 맥알핀(David McAlpin)의 배려 덕분에 나는 카메라 3대와 필름 한 통, 큰 욕심(appetite)과 성취감을 안고 뉴멕시코에 있다.” 고 말했다. 안셀은 친구 조지아 오키프(Georgia O’Keeffe)와 함께 산타페(Santa Fe) 북쪽에 위치한 데이비드 맥알핀(David McAlpin)의 고스트 랜치(Ghost Ranch) 스튜디오에 머물렀다. 그녀가 그림을 그리는 동안, 안셀은 사진을 찍으며 그 일대를 여행했다.
며칠 후, 맥알핀이 그의 사촌 Godfrey Tockefeller와 그의 아내 헬렌(Helen)과 함께 도착했다. 그들은 남콜로라도(southern Colorado)의 Mersa Verde, the Dolores River Canyon과 애리조나 주의 캐년 데 셰이(Canyon de Chelly)로 떠나는 10일 간의 여행을 계획했다. 오키프는 그 일행 중 한 명이었으며, 그녀는 고스트 랜치(Ghost Ranch)에서 함께 작업했던 Orville Cox를 가이드로 붙였다.
안셀은 그가 좋아하는 남서부(Southwest)의 여러 지역을 친구들과 공유하는 것에 기뻐했으며, 그는 특히 O’Keeffe가 함께 한다는 사실에 매우 만족해했다. “나는 크리스마스 이브의 여섯살 소년처럼 즐거웠어요.” 그는 여행 며칠 전, 맥알핀에게 보내는 편지에 이렇게 썼다.
안셀의 O’Keeffe와 Cox의 인물 사진은 캐년 데 셰이(Canyon de Chelly)의 끝자락에서 만들어졌다. “나는 Zeiss Contax를 들고 걷고 있었어요. 그 때 오키프와 오빌 콕스가 내 위쪽의 바위 경사면에 서서 가벼운 대화를 나누고 있는 것을 발견했지요.”
1935년 봄, 칼자이스(Carl Zeiss)의 미국 지사 대표였던 Dr. Carl Bauer는 안셀의 첫 35mm 카메라가 된 Zeiss Contax를 선물했다. 이 놀라운 카메라에 대한 열정과 작은 포맷(small format) 사진의 가능성에 들뜬 안셀은 시에라에서 여름을 보내며, 구름부터 물방울, 사람, 노새, 바위 그리고 꽃 등 모든 것을 촬영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안셀이 그 35mm 카메라를 조지아 오키프의 남편이자 위대한 사진가였던 스티글리츠(Stieglitz)에게 보여줬을 때, 그 또한 매료되었다. “만약 내가 이런 카메라를 가지고 있었으면 바로 가게를 닫고 거리로 나갔을 거야.”
그 해 겨울, 잡지 Camera Craft는 ‘Contax와 함께한 내 첫 10주’라는 제목으로 안셀의 35mm 사진에 대한 기사를 실었다. “보통 나는 생각이 필요한 정적인 사물을 촬영할 때는 삼각대를 이용한 카메라 촬영을 선호합니다. 그러나 귀찮거나, 촬영준비에 많은 시간이 소모되는 카메라로는 포착할 수 없는 35mm 카메라의 즉흥적 능력이 필요한 순간들이 있습니다.”
안셀은 이 장면을 두 번 촬영했는데, 첫 번째는 콕스의 모자가 오키프의 얼굴을 가렸다. “나는 기울어진 바위 중턱(ledge)에 불안하게 서 있어서 사진이 기울어지는 것을 피할 수 없었어요.” 겹치는 것을 피하기 위해서 두 번째 사진에서 그는 무릎을 꿇었다. 오키프는 추파를 던지듯이 그녀의 어깨 너머로,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있는 콕스를 바라보았다. 1970년, 콕스의 딸은 안셀에게 이 사진을 카피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녀의 설명에 따르면 그녀의 엄마가 질투심으로 그들이 가지고 있던 사진을 없애버렸다는 것이다.
2015.9.8.rainbow@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