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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석기자]YG엔터테인먼트에서 잠깐 연습생 생활을 하며 데뷔를 준비했다. 에픽하이 ‘제4의 멤버’로도 활동하며 힙합계에서 각광받는 프로듀서 겸 래퍼로 활동했다. ‘라이브의 황제’ 이승환의 눈에 띄어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범상치 않은 이력처럼 추구하는 음악 세계도 다양하다. 힙합, 펑크, 훵키, 팝, 컨트리, 모던록까지, 굳이 장르에 구분되지 않는다. 이름도 세개다. 한국명은 김윤민, 예명은 MYK, 1인 밴드 프로젝트의 이름은 솔튼페이퍼다.

솔튼페이퍼는 지난 18일 새 EP 음반 ‘스핀(SPIN)’을 발표하고 활발히 활동 중이다. 타이틀곡인 ‘오 달아라’, 꽃잠프로젝트의 보컬 김이지가 피쳐링으로 참여했다. 최근 만난 솔튼페이퍼는 “지난해 10월 소속사 없이 혼자 발표한 앨범 오우 핀(Awe Fin)과 연결되는 앨범이다. 지난 앨범 대부분 곡의 주제가 죽음이었다면 이번 앨범에서는 죽음 이후 다음 생, 혹은 꿈에 대한 내용이 담겨있다”며 “솔튼페이퍼의 음악은 기본적으로 어쿠스틱 사운드가 중심에 있다. 이번 앨범에서는 어쿠스틱과 일렉트릭 악기를 자연스럽게 섞이게 하는데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솔튼페이퍼, 혹은 솔튼페이퍼에겐 그의 음악 세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친 세명의 인물이 있다. 그의 아버지이자 한국의 ‘디자인 구루’로 불리는 이노디자인 김영세 회장, 솔튼페이퍼의 음악세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두명의 아티스트 타블로, 이승환이 그들이다. 솔튼페이퍼가 아는 사람 중에 일을 가장 열심히 하는 세 사람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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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튼페이퍼. 제공 | 플럭서스뮤직

◇“아버지 김영세 회장, 음악한다고 했을 때 기뻐하셔. 가장 존경하는 인물”

그의 아버지 김영세 회장은 최근 이노디자인 창립 30주년을 맞이했다. 국내 디자인 업계의 태산 같은 존재이고, 솔튼페이퍼보다 훨씬 유명하다. 그가 음악을 시작한 건 사실상 아버지의 영향이 컸다.

“아버지는 고등학교 때부터 밴드를 했다. 대학교를 다니며 한국에서 ‘도비두’라는 포크 듀오로 가요계에 데뷔도 하셨다, 아버지와 함께 팀을 이루셨던 분이 ‘아침이슬’의 김민기 아저씨다. 그래서 김민기 아저씨를 어릴 때부터 뵀다. 미국에서 자랐는데, 집에 LP가 굉장히 많았다. 아버지의 영향을 받아 비틀즈, 밥 딜런을 알게 되었다. 아버지가 93년 무렵 기타로 비틀즈 노래 몇곡을 치는 법과 튜닝을 가르쳐 주셨다. 왜 그러셨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어릴 때 음악 위주로 노는 환경이 조성됐다. 장난감도 악기가 많았다. 그래서 취미로 늘 음악을 했다. 14~15세 때부터 조금씩 작곡도 시도했다.”

스무살 무렵 그가 뮤지션이 되고 싶다고 했을 때 아버지는 반대하지 않았다. “네가 하고 싶고, 좋아하는 걸 찾았다면 그걸로 됐다”는 게 아버지의 말이었다. 그의 누나 김수진 씨에게도 아버지 김영세 회장은 같은 ‘철학’을 적용했다. 그의 누나 수진 씨(미국명 리아 김)가 미국 UCLA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후 LA에 있는 투자관리회사에서 남부럽지 않은 경력을 쌓다가 ‘진정 원하는 일’을 찾겠다며 회사를 그만 두고 요가업계에 발을 내디뎠을 때도 아버지 김영세 회장은 아쉬운 표정 없이 응원했다. 누나 김수진씨는 미국 나이키 소속으로 나이키 ‘세계 요가 홍보대사’로 활동 중이다.

“누나가 회사를 그만 두겠다고 하니 아버가 좋아하셨다. 자신이 진정 하고 싶은 일이 생겼다는 건 큰 행운이라는 이유였다. 그런 꿈이 없는 사람, 하고 싶은 일이 아예 없는 사람을 보면 안타깝다고 하셨다.”

솔튼페이퍼가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바로 아버지 김영세 회장이다. “아버지는 늘 새로운 걸 하신다. 새 날이 밝으면 새로운 걸 할 수 있다는 좌우명이 있다. 아이디어는 끝이 없이 나온다는 것이다. 슬럼프에 오래 빠져있는 것은 바보같은 짓이라고 믿으신다. 잘 안되거나 막히더라도 내일이 되면 다시 도전할 힘이 생길 수 있다고 하신다. 아버지는 지금도 쉬지 않고, 여러가지 일을 동시에 하신다. 아버지에게 배운 가장 중요한 건 긍정적인 마음가짐이다. 힘든 상태에 오래 계시지 않는다. 어려운 상황을 최대한 빨리 이겨내고 앞으로 나아가신다. 나는 반대 성격이었는데 아버지를 보며 많은 걸 느꼈고, 지금도 배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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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튼페이퍼. 제공 | 플럭서스뮤직

◇“타블로, 내가 아는 사람 중 최고의 대중성 센스 지닌 노력파”

솔튼페이퍼는 오디션을 거쳐 2005년 무렵 YG엔터테인먼트 연습생으로 있었다. 송백경과 함께 팀 ‘무가당’ 활동을 할 뻔하기도 했다. 그러다 에픽하이와 함께 음악을 하기 위해 YG를 나오게 된다. 이후 2005년 에픽하이 3집에 래퍼로 참여하며 가요계에 정식데뷔했다. 이후 에픽하이와 한 크루로 활동했다. 에픽하이가 최근 낸 앨범인 ‘신발장’에도 참여하고, 지난해에도 에픽하이 전국 투어에 함께 나서는 등 여전히 에픽하이와 친하다.

그가 생각하는 에픽하이 리더 타블로는 어떤 사람일까. “타블로가 아니었다면 나는 지금 한국에 없었다. 음악을 하지 않고 있을 수도 있다. 나를 데뷔시켜준 은인이다. 내가 어떤 음악을 해야할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을 떄 타블로를 만났는데, 내가 잘하는 부분을 빠르게 파악해서, 내가 뮤지션이 되게 도와줬다. 그에게 음악 만드는 방법에 대해 많은 것을 배웠다.”

이어 솔픈페이퍼는 “타블로는 가사를 말도 안되게 잘쓴다. 랩 아닌 노래 가사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 쓰는 거 같다. 타블로 덕분에 한국어가 얼마나 멋있는지 알게 됐다. 랩을 들으면 한국랩이 영어랩보다 멋있는 거 같다. 타블로는 대중에 대한 센스가 남다르다. 힙합 팬 뿐 아니라 다른 장르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도 팬으로 만들 수 있는 재능이 있다. 노래를 만들 때 한 방향으로 정리하는 능력이 탁월한 프로듀서다. 내가 본 ‘최고의 위치’에 있는 사람들은 누구보다 노력을 많이 하는데, 그중 최고는 타블로다. 우리 아버지, 이승환 형은 잠을 잘 땐 자는데 타블로 형은 심지어 잠도 없다. 하루에 3시간 정도 자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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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튼페이퍼 ‘스핀’ 커버. 제공 | 플럭서스뮤직

◇“이승환 선배님, 내 음악 인생에 전환점 마련해줘”

솔튼페이퍼는 MYK라는 예명으로 활동하던 2013년 이승환의 눈에 띄어 드림팩토리와 계약, 이승환이 지어준 ‘솔튼페이퍼(SALTNPAPER)’라는 이름의 프로젝트 원맨밴드로 기존과는 전혀 다르게 포크와 록 기반의 미니앨범을 발표했다. “이름이 소금과 후추인데 사실 처음엔 별 뜻이 없었다. 그런데 자연적이고, 아날로그, 미니멀한 음악을 추구한다는 의미에 잘 어울리는 것 같아서 내 이름이 마음에 든다.”

드림팩토리가 어려워져 1년후 회사를 떠나게 됐지만 이승환에게 그가 배운 것들은 적지 않다. “이승환이 아니었다면 내가 되고 싶은 뮤지션이 될 수 없었을 것이다. 포크나 록음악을 하고 싶어도 기회도 없고, 내가 하려는 음악에 대한 확신도 없었는데 이승환이 전환점을 마련해줬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없는 상태에서 내 음악을 들어보고 만나자고 하셔서 인연을 맺게 됐다. 이 신의 대선배에게 인정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 큰 힘을 얻었다. 승환 형은 절대 쉬지 않는다. 정말 음악을 사랑하신다. 인생만큼 음악을 생각하시는 것 같다. 그렇게 열심히 하는 걸 옆에서 보며 에너지를 받아 나도 그 어느때보다 빠르게 발전할 수 있었다. 음악에 대해, 라이브 공연 하는 방법에 대해, 패션에 대해, 자기관리에 대해 눈을 뜨게 해주셨다.”

monami153@sportsseoul.com

솔튼페이퍼. 제공 | 플럭서스뮤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