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리우 올림픽에 대한 아쉬움이 묻어나왔다.
박태환(27)은 지난 5월 김종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과의 대화 녹취록이 최근 공개되면서 화제의 중심에 서 있다. 당시 그는 국제수영연맹(FINA) 금지약물 양성 반응에 따른 징계를 마치고도 대한체육회 규정에 의해 국가대표 선발이 어려운 상황이었는데 최근 녹취록을 보면 김 차관이 체육회 규정 준수를 내세워 그의 리우 올림픽 불참을 종용한 정황이 뚜렷하다. 제10회 아시아수영선수권에서 4관왕에 오른 그는 21일 경기가 열린 도쿄 시내에서 한국 취재진과 인터뷰를 갖고 당시 상황과 지금의 생각을 털어놓았다.
박태환은 김 전 차관과의 만남이 결국 리우 올림픽에서까지 영향을 미쳤다고 했다. “올림픽 출전에 대한 생각이 굉장히 컸다. 출전할 수만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제일 컸다”는 박태환은 “아무래도 얘기를 나누기엔 높으신 분들이니까 (김 전 차관 등이)많은 말씀들을 했을 때 아무래도 무서움을 많이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김 전 차관과 체육회 고위 관계자 등은 당시 3시간 가량 박태환및 소속사 관계자들과 만나면서 박태환이 리우에 갔을 경우의 불이익, 안 갔을 경우 받는 혜택 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박태환도 그 때의 느낌을 설명한 것이다. 그는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 중재신청까지 가는 우여곡절 끝에 리우로 가는 티켓을 거머쥐었지만 올림픽에서 출전한 3종목 모두 예선탈락하는 충격적인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박태환은 “올림픽 레이스는 그런 부분(외압)으로 인해서 못했다거나 핑계대고 싶지 않다. 멋진 레이스를 보여주지 못한 것이 아쉽고 죄송한 마음이다”며 ‘남 탓’을 하지 않았다. 다만 “선수가 레이스에만 집중하고 최고의 컨디션을 발휘해야 하는데 수영 외에 생각할 것들이 많았다. 컨디션도 컨디션이지만 정신적으로도 자리를 잡지 못했다”며 한 켠에 숨겨줬던 아쉬움도 전했다. 녹취록에 따르면 김 차관은 당시 박태환에게 리우 올림픽 출전을 포기하도록 회유하면서 “(기업 스폰서)그런 건 내가 약속해줄 수 있다”면서 “단국대 교수 해야 될 것 아냐. 교수가 돼야 뭔가 할 수 있어”라고 말했다.
오히려 박태환은 미래를 얘기했다. 선수는 결국 기록과 성적으로 말해야 한다. 도핑 양성 반응에 따른 1년 6개월 자격정지 징계는 그의 수영 인생에 큰 오점이 됐다. 큰 대회에서의 좋은 성적을 통해 자신의 건재를 증명하고 오점을 지우는 일이 여전히 남은 셈이다. 이번 아시아선수권을 통해 세계적 수준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경쟁력은 충분히 펼쳐보였다. 다음 목표로 내년 여름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롱코스·50m)을 겨냥하고 있다. “단기적으론 내달 열리는 쇼트코스(25m) 세계선수권을 준비하고 있다. 장기적으론 내년 세계선수권인데 연말에 쉬면서 내년 대회를 준비할 지 생각할 것”이라는 박태환은 4년 뒤 도쿄 올림픽 도전을 두고는 “4년이란 시간이 짧지도 길지도 않다. 얼마나 훈련할 수 있는가와 여건이 중요한 부분이다. 지금도 힘들게 훈련하고 있다”며 지원에 대한 필요성을 강조했다.
silva@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