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포토]기세 이어가는 두산에 KS 1차전 패한 KIA
KIA 선수들이 25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IA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1차전 9회말 팀의 마지막 공격을 지켜보고 있다. KIA는 3-5로 패하면 홈에서 한국시리즈 1차전을 두산에 내줬다. 광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광주=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정규시즌과 전혀 다른 전략으로 들어가야죠.”

지난 2009년 KIA의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끈 최희섭(MBC스포츠+ 해설위원)이 ‘단기전 타짜’로 거듭날 수 있는 팁을 공개했다. 최희섭은 지난 25일 광주-KIA 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 1차전을 현장에서 지켜보며 “KIA 타자들의 경험부족이 두산과 보이지 않는 힘의 차이를 느끼게 했다”고 진단했다. 3연속시즌 KS 우승에 도전 중인 두산 타자들에 비해 KIA 타선은 정규시즌 때와 같은 전략으로 나섰기 때문에 패했다는 의미다.

우승 당시 정규시즌 131경기에서 33홈런 100타점 타율 0.308로 커리어 하이 시즌을 보낸 최희섭은 그해 KS에서 시즌 때와 전혀 다른 전략으로 타석에 임했다. KS 파트너였던 SK 배터리는 거포 이미지가 강했던 그를 상대로 철저히 변화구 중심의 볼배합을 했다. 최희섭은 “카도쿠라 켄부터 게리 글로버, 송은범 등 SK 투수들은 강타자들에게 결코 빠른 공을 던지지 않았다. KS가 주는 부담감, 3주간 휴식에 의한 실전감각 저하 등을 고려하면 변화구로 승부하는 게 안타 맞을 확률을 줄이는 방법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KIA 타선은 올해 KS 1차전에서 경기 초반 안타를 때려내지 못했다. 최희섭은 “1, 2차전은 정규시즌 우승팀이 3회까지는 상대 배터리의 페이스에 말려 들어가게 돼 있다”고 귀띔했다.

때문에 타석에 들어설 때 전략을 시즌 때와는 다르게 설정해야 한다. 바깥쪽 길목을 차단하고 장타보나 콘택트 위주로 타격하는 게 잃어버린 감각을 빨리 찾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최희섭은 “두산 야수들이 KIA 타자들의 특성에 따라 적극적인 수비 시프트를 전개했다. 대부분 강하게 당겨치는 타구에 대비하는 모습이었다. 최형우나 이범호 등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 ‘한 방’ 스윙을 했다. 볼카운트에 따라 노림수를 달리 하는 게 맞지만 기본적으로는 바깥쪽 변화구, 슬라이더나 체인지업을 기다리는 게 확률 높은 대응법”이라고 강조했다.

[SS포토]한국시리즈 1차전 준비하는 KIA 이범호
KIA 이범호가 25일 광주 KIA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2017 KBO리그 KIA와 두산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앞서 타격 훈련을 하고 있다. 광주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니퍼트가 우타자에게 던지는 바깥쪽 슬라이더나 좌타자에게 던지는 체인지업은 경계선을 아슬아슬하게 넘나든다. 시속 150㎞를 웃도는 강속구를 갖고 있지만 헛스윙이나 내야 땅볼을 유도해 투구수를 절약해야 하기 때문에 최대한 스트라이크처럼 보이는 볼을 던진다. 힘이 아닌 정확성으로 바깥쪽 변화구를 공략하면 오히려 상대 배터리의 운신폭이 좁아질 수밖에 없다. 최희섭은 “KS처럼 큰 경기에서는 홈런보다 짧은 적시타 하나가 더 중요하다. 어차피 다득점싸움이 아니기 때문에 기회가 왔을 때 차곡차곡 점수를 쌓아야 한다. 이런 식으로 상대를 압박하다보면 실투가 날아들기 마련인데 이럴 때 홈런이 나온다”고 강조했다. 두산이 5회 빅이닝을 만들어내는 과정도 마찬가지였다.

최희섭은 “두산은 PO를 치르면서 경기감각이 완전히 살아났다. 선발 투수들도 각성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더 집중해 들어올 수밖에 없다. 그래서 KIA 타자들의 전략이 중요하다. 1차전에 이어 2차전까지 내준다면 우승이 힘들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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