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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최신혜기자] 대웅제약과 메디톡스가 보톡스 균주 출처를 놓고 날 선 공방을 이어가고 있다. 벌써 1년째 지속되는 싸움이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 보툴리눔톡신 균주를 빼돌렸다며 지난 6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법원을 통해, 이달 30일에는 우리나라 법원을 통해 연이어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처음 갈등이 불거진 시기는 지난해 11월이다. 메디톡스 정현호 대표는 “대웅제약이 등록한 보툴리눔톡신 ‘나보타’ 균주의 유전체 중 독소 관련 염기서열 1만2912개가 메디톡스 균주와 100% 일치한다”며 대웅제약이 균주를 빼돌렸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메디톡스, “대웅서 균주 도용 의혹”메디톡스는 미국 법원에 제기한 민사소송에서, 전 직원 이모씨가 대웅제약의 연구개발 담당 직원을 통해 자사의 보툴리눔톡신 균주 정보를 전달하고 12만달러(약 1억3000만원)의 대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소장에 따르면 이씨는 메디톡스에서 보툴리눔톡신 제제 ‘메디톡신’의 제조 및 생산·개발 등에 참여했다. 메디톡스는 소장에 이씨가 대웅제약의 지시를 받아 대웅제약이 보툴리눔톡신 제제를 출시할 수 있도록 자사의 영업기밀 일체를 넘겨줬다고 적시했다.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보툴리눔톡신 제제를 용인시 마구간 토양에서 발견했다며 “균주의 출처가 달라도 독소에 관여하는 독소 단백질의 염기서열이 일치하는 건 생각보다 흔한 일이다”라고 도용 의혹을 부인했다.
◇대웅제약 “메디톡스 균주 출처도 불명확”메디톡스가 국내 법원에 민사소송을 제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대웅제약은 25일 맞불 작전에 나섰다. 메디톡스 보툴리눔톡신 출처에 대한 의혹을 제기한 것. 메디톡스가 보툴리눔톡신 균주 출처를 그동안 한번도 제대로 검증받지 않았고, 단지 위스콘신대학교에서 가져왔다는 주장만 해왔기에 그 출처가 대단히 불명확하다는 지적이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신 허가과정에 대한 특혜 의혹도 명백히 밝히라고 주장했다.
메디톡스도 같은 날 대응에 나섰다. 메디톡스는 “소송의 본질은 보툴리눔톡신 균주 및 제조공정 일체를 도용한 의혹에 대한 진실을 밝히는 것”이라며 양사 모두 모든 의구심을 기자 및 전문가, 규제 당국자들이 참여한 공개 토론에서 명확하게 밝히자고 제안했다. 특히 나보타 균주의 획득 경위 및 장소, 균주 발견자, 공정 개발자,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등을 밝혀 모든 의혹들을 해소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메디톡스 균주 국내반입(1979년 2월) 과정상의 적법성’이라는 이름으로 작성된 파일을 공개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웅제약은 27일 다시 반격에 나섰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가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한 자료는 균주 문제의 본질과 관계없는 주장이라며 ▲균주 출처에 대한 근거 ▲균주 취득과정 합법성 ▲소유권을 주장할 수 있는 근거 등을 밝혀야 한다고 재차 공격에 나섰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메디톡스는 균주 출처의 증빙자료를 공개하고 질병관리본부, 식약처, 수사기관을 통해 검증받으라”고 말했다.
결국 메디톡스가 30일 국내 법원을 통해 민사소송을 제기하며 균주 전쟁은 다시 법원 손으로 넘어가게 됐다.
한편 대웅제약은 나보타의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목전에 두고 있다. 반면 메디톡스는 이노톡신에 대한 미국 내 임상시험을 아직 진행하지 못했다. 미국 보톡스 시장 규모는 2조원 수준으로 전 세계 보톡스 시장의 절반에 달한다.
ssin@sportsseoul.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