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만루위기에 아쉬워하는 김광현
SK 선발 김광현이 8일 2018KBO리그 SK와이번스와 삼성라이온즈의 시즌 2차전 2회초 무사 만루위기에 몰리며 아쉬워하고 있다. 문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선발 투수의 최고 가치인 완투와 완봉, 올시즌엔 좀처럼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올시즌 KBO리그에는 예년과 다름없이 초반부터 타고투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달라진 점은 지난해와 비교해 타고투저 바람이 더욱 거세졌다는 것이다. 경기마다 투수는 울고 타자는 웃는 상황이 빈번하게 펼쳐지고 있다. 지표가 이를 증명한다. 지난달 24일 시즌 개막 후 8일까지 16일 동안 10개 구단에서 총 162개의 홈런이 나왔다. 지난시즌 개막 후 15일 간 나온 홈런은 총 106개다. 같은 기간 대비 56개나 증가했다. 경기수의 차이는 있지만 홈런이 큰 폭으로 증가한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타자들의 불방망이에 개막 후 16일 동안 10개 구단 투수들의 평균 방어율은 지난해 4.15에서 올해 5.06으로 크게 높아졌다. 반대로 같은 기간 타자들의 평균 타율은 지난해 0.266에서 올해 0.280으로 높아졌다.

그러다보니 양 팀 선발 투수들이 펼치는 명품 투수전도 좀처럼 보기 힘들어졌다. 같은 기간 대비 지난해 선발 투수들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는 모두 58번 나왔지만 올해는 49번에 불과하다. 지난해엔 완투도 4번 나왔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단 한 번의 완투도 나오지 않았다. 타자들의 맹공에 선발 투수가 6이닝 이상 버티지 못하고 강판되는 경우가 더 잦아졌다. 10개 구단 선발 투수의 평균 방어율(5.13)은 지난해(3.89)에 비해 크게 올랐다. 타자들이 득세하는 최근 흐름에서는 선발 투수가 5이닝만 버텨줘도 제 몫을 했다고 느껴질 정도다. 그만큼 투수들이 두각을 드러내기 어려워졌다. 10개 구단 대부분이 타고투저의 흐름 속에서 시즌 초반부터 마운드에 대한 고민을 안고 경기를 치르고 있다.

야구는 점수를 내야 이기는 스포츠지만 양 팀 선발 투수들이 호투를 펼치며 만들어내는 팽팽한 투수전이 주는 즐거움도 크다. 투수가 완투승이나 완봉승을 거두는 모습은 타격의 힘으로 승리하는 것과는 차원이 다른 짜릿함을 선사한다. 하지만 올시즌 초반에는 선발 투수가 이른 시점에 무너지고 불펜 투수들에게 과부하가 걸리면서 결국에는 버티지 못하고 대량 실점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다득점 경기도 속출하고 있다. 해가 거듭될수록 선발 투수들의 완봉과 완투가 희귀해지는 것이 KBO리그의 현주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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