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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산에서 자라 성장한 SK 김광현이 18일 KIA전 승리투수가 된 뒤 세월호 사태로 충격에 빠진 안산 단원고 학생들을 위로했다. 김광현은 경기 후 “(고향)후배들이 어두컴컴한 뱃 속에서 떨고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힘들다. 부디 기적이 일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안산 덕성초등학교와 안산 중앙중학교, 안산공업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안산에서 자라 대투수로 성장했다. 20년 동안 안산에서 생활한 김광현에게 이번 세월호 사태는 충격적이었다. 한 지역에서 자란 후배들의 비극은 김광현의 가슴을 짓누르고 있다. 그는 “최근 잠자리에 누우면 뱃 속에 갇혀있는 학생들이 떠오르더라. 어젯밤에는 잠깐 거실을 나갔다 왔다. 그 찰나의 순간도 공포가 찾아왔는데, 학생들은 얼마나 무섭고 힘들겠나. 부디 기적이 일어나 후배들이 살아 돌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김광현은 엄숙한 분위기에서 공을 던졌다. 평소 큰 세리머니를 많이 했지만 이날 경기는 달랐다. 매 이닝을 마치고 무거운 표정으로 덕아웃으로 돌아왔다. 11-0 승리가 결정된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경기 후 취재진과의 인터뷰에서 단원고 학생들에게 위로의 뜻을 전하며 고통을 나누길 바랐다.
이날 문학구장은 세월호 사태로 응원 없이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는데, 김광현은 고향 후배인 안산 단원고 학생들의 비극을 달래듯 일구일구 혼을 실어 공을 던졌다. 주변을 의식하진 않았다. 방어율 1위 KIA 양현종과의 에이스 맞대결도 김광현의 승리 의지를 막을 순 없었다. 그는 최고 구속 150㎞의 직구와 144㎞의 슬라이더를 힘차게 뿌리며 희망의 공을 던지고 또 던졌다.
그는 7이닝동안 103구의 공을 던져 4안타 2볼넷 5삼진 무실점을 기록하며 승리투수가 됐다. SK는 7회에만 8점을 뽑으며 11-0으로 승리했다.
문학 | 김경윤기자 bicycle@sportsseou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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