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럭스와 화기애애한 초이스 \'아직은 경기 전\'[포토]
넥센 외야수 초이스가 18일 넥센히어로즈와 NC 다이노스의 경기에 앞서 외야에서 NC 스크럭스를 만나 이야기를 나누며 경기를 준비하고 있다. 고척 | 강영조기자kanjo@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지난 시즌 활약을 올시즌에도 이어가길 기대했지만 현재까진 실망스럽기만 하다. 남은 기간 반등을 이뤄내지 못하면 다음 시즌 재계약은 언감생심이다. NC 재비어 스크럭스(31)와 넥센 마이클 초이스(29)가 올시즌 나란히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

지난 시즌 중반 대니 돈의 대체 선수로 넥센 유니폼을 입은 초이스는 빠르게 KBO리그에 적응하면서 전반기 내내 외국인 타자 덕을 보지 못한 넥센 타선에 힘을 불어넣었다. 46경기에 나서 타율 0.307, 17홈런, 42타점을 기록했다. 기대 이상의 활약에 고무된 넥센은 올시즌을 앞두고 초이스와 총액 60만 달러에 재계약을 체결했다. 미국에서 컴백한 박병호와 짝을 맞춰 중심타선에서 거포 자질을 마음껏 뽐내길 바랐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초이스는 넥센 타선에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28일까지 9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9, 16홈런, 59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794에 그치고 있다. 낮은 타율 뿐 아니라 홈런포도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볼넷을 33개 얻는 동안 삼진을 74개나 당하며 선구안에도 문제점을 노출했다. 지난 3월부터 7월까지 단 한 차례도 3할대 타율을 달성하지 못했다. 부상 없이 건강하게 시즌을 치르고 있는 건 다행이지만 좀처럼 반등하지 못하니 넥센 입장에선 답답할 수 밖에 없다. 더구나 최근 넥센은 마운드에서 문제점을 노출하며 후반기 최악의 출발을 보이고 있다. 5위 유지를 위해 초이스의 활약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시점인데 그렇지 못하다. 넥센은 이미 에스밀 로저스를 에릭 해커로 교체하며 추가 비용을 지출했다. 예산이 넉넉치 않은 팀 사정상 초이스의 대체 선수를 데려올 여력이 없다. 그저 초이스의 부활을 기대할 수 밖에 없지만 생각처럼 되지 않고 있다.

‘제 2의 테임즈’를 꿈꾼 스크럭스 역시 초이스와 동병상련이다. 테임즈가 메이저리그로 떠난 뒤 NC가 새롭게 영입한 스크럭스는 지난 시즌 115경기에 출전해 타율 0.300, 35홈런, 111타점, OPS 0.997을 기록했다. 모든 것이 만족스럽진 않았지만 40홈런을 충분히 때려낼 수 있는 힘과 적응을 마친 뒤 맞이하는 2번째 시즌 더 나은 성적을 거둘 것이란 기대감에 NC도 스크럭스와 총액 13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마쳤다. 하지만 스크럭스는 구단의 기대를 저버렸다. 99경기에서 타율 0.249, 17홈런, 64타점, OPS 0.803에 머물고 있다. 극심한 타격 부진 속에 소속팀의 최하위 추락을 지켜봐야 했다. 누구보다 답답한 건 본인이다. NC 이도형 타격 코치와 끊임없이 대화하며 문제점을 개선하려 힘썼고, 최근엔 NC 유영준 감독 대행과 면담을 진행하기도 했다. 유 감독 대행은 스크럭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지난 25일 사직 롯데전부터 6번 타순에 배치하고 있다. 6번 타순 배치 후 4경기 타율 0.333(15타수 5안타)을 기록하며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팀이 그에게 바라는 것은 4번 타자로서의 역할이다.

넥센과 NC는 초이스와 스크럭스에게 찾아온 2년차 징크스가 하루 빨리 깨지길 바라고 있다. 구단에서는 충분한 도움을 줬다. 이젠 스스로 이겨내는 수 밖에 없다. 남은 기간에도 반등하지 못한다면 다음 시즌 KBO리그에서 두 선수를 보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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