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제공 | 프로축구연맹

[전주=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시상식까지 끝났음에도 전주성엔 사연이 넘쳤다. 전북의 2018년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전북이 ‘KEB하나은행 K리그1 2018’ 스플릿시스템 상위리그 첫 경기 수원전을 치른 2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엔 그 동안 보지 못했던 현수막들이 눈에 띄었다. 지난 2005년부터 13년 6개월간 구단을 이끌며 중소구단 전북을 아시아 정상급 구단으로 올려놓은 최 감독과 작별을 기념하는 현수막들이었다. 최 감독은 우승 세리머니 직후인 지난 22일 중국 슈퍼리그(1부) 톈진 취안젠 이적을 발표했다. 이날은 중국행 발표 뒤 첫 경기였다. ‘사랑합니다. 고맙습니다. 영원한 봉동이장, 최강희’, ‘당신은 우리들의 영원한 봉동이장입니다’, 가슴에 새긴 영원한 전북의 감독 최강희’ 등 그에게 감사를 전하는 문구들이 눈에 띄었다. 최 감독은 수원전 직전 미디어와 인터뷰에서 “중국행 확정 뒤 팬들이 훈련장 혹은 개인적으로 많이 찾아오셨다. 그 분들도 충격을 많이 받았고 나도 어떻게 표현해야 하나 고민을 많이 했다”며 “다행히 시간 지나니 이해해 주셨다. (팬들이)많이 진정되신 것 같다”고 했다. 최 감독은 조만간 톈진으로 날아가 계약서 사인을 마무리한다.

이동국의 프로통산 500경기 출전도 이슈였다. 1998년 고교 졸업 뒤 바로 포항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뛰어든 그는 그 해 3월21일 일화(현 성남)전을 통해 K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그리고 무려 20년이 지난 지금도 이동국은 축구화를 신고 운동장을 누비며 K리그의 ‘살아있는 레전드’로 자리매김했다. 수원전은 그의 K리그 500번째 경기가 됐다. 비가 쏟아지는 와중에도 이동국은 선발로 투입돼 후반 21분까지 분전했다. 경기 뒤 한 명의 선수만 올 수 있는 회견장 주인공은 이동국이었다. “500경기는 상상하지 못했는데 현실로 다가왔다. ‘이대로 흘러가고 있는구나’란 생각이 들었다”는 그는 “500경기를 목표로 삼았다면 달성하지 못했을 것이다. 바로 앞 경기에 집중하면서 온 덕분”이라고 했다. 가장 기억나는 경기를 꼽아달라는 말에 여러 순간을 떠올리던 그는 “프로 데뷔 첫 골은 아직도 생각난다”고 했다. 1998년 3월31일 터진 그의 첫 득점포는 공교롭게 현 소속팀 전북을 상대로 넣은 것이었다.

김진수의 복귀도 시선을 모았다. 지난 3월24일 대표팀 북아일랜드 원정 A매치에서 왼무릎 내측 인대를 다치는 악재를 맞았던 그는 6월 러시아 월드컵도 가지 못하고 기나긴 재활에 전념했다. 7개월간 자신과의 싸움 끝에 수원전 후반 42분 교체투입됐다. 김진수는 “후보에 들어 함께 대기하던 조성환 형이 ‘나보고 들어오라는 사인 와도 난 안 들어갈 거다. 네가 들어가야 한다’는 말을 하더라”며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뒤 “다치지 않고 올해 남은 4경기에 다 출전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부상으로 두 번이나 월드컵 최종엔트리에 들지 못한 것에 대해선 “2022년엔 31살이 되더라. 그 때도 안 되면 월드컵에 못 나가는 게 내 운명이라 생각하겠다”며 살짝 웃었다.

수원과 맞대결도 흥미진진했다. 전북은 올해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8강에서 수원과 두 번 붙어 승부차기 끝에 졌다. 두 팀의 라이벌 의식이 극에 달한 순간이었다. 이날도 두 팀의 신경전은 뜨거웠다. 후반 초반과 종료 직전에 연달아 신경전이 펼쳐졌다. 그런 가운데 전북이 후반 35분 김신욱의 선제골과 후반 39분 로페즈의 쐐기골에 힘입어 2-0으로 승리해 폭우 속에서 응원전을 펼친 전주성의 홈 팬들을 기쁘게 했다.

한편 울산에서는 임종은이 헤딩 선제 결승골을 터뜨린 울산 현대가 경남FC를 1-0으로 꺾었다. 스플릿 라운드 첫 경기에서 쾌승을 거둔 울산은 16승11무7패(승점 59)로 경남(승점 58·16승10무8패)을 밀어내고 2위 자리를 차지했다. 대구는 인천을 1-0으로 잡고 1부리그 잔류 안정권에 들어갔다.

silv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