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두산 후랭코프, 내 뒤에...베어스의 응원이 있다!
두산 베어스 선발 후랭코프가 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진행된 2018 KBO 포스트시즌 한국시리즈 2차전 SK와의 경기에서 1회 마운드에 올라 몸을 풀고있다. 2018.11.05. 잠실 | 김도훈기자 dica@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포스트시즌과 정규시즌의 가장 큰 차이점은 투수교체 타이밍이다. 내일이 없는 경기를 치르는 만큼 정규시즌보다 투수교체가 한 두 박자 빠르다. 변칙도 많다. 선발투수의 불펜 등판도 빈번하다. 보는 입장에선 흥미롭지만 경기를 운용하는 감독과 코칭스태프 입장에선 피가 마른다. 순간의 선택이 시리즈 전체의 운명을 좌우한다.

두산과 SK의 한국시리즈(KS) 1, 2차전도 그랬다. 특히 SK는 마운드 운용에 있어 신속과 변칙이 불가피했다. 두산은 정상적으로 외국인 선발투수 2명이 1, 2차전을 책임지지만 SK는 넥센과 플레이오프(PO)에서 5차전까지 가는 혈투를 벌인 탓에 3, 4선발투수가 KS 1, 2차전을 맡아야 했다. 비록 선발투수의 무게는 떨어져도 서둘러 불펜진을 가동해 반전을 꾀하는 게 SK의 시나리오였다.

[포토] SK 문승원 \'준비는 끝났다\'
2018 KBO 한국시리즈 2차전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5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린다. SK 선발투수 문승원이 경기 전 몸을 풀고 덕아웃으로 들어오고 있다. 2018. 11. 5.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KS 1, 2차전에서 SK 불펜은 경기 초중반부터 분주했다. 1차전에선 앙헬 산체스를 비롯한 외국인투수가 꾸준히 워밍업을 했고 2차전에선 4회에 메릴 켈리가 몸을 풀었다. 비록 켈리가 실제로 등판하지는 않았지만 점수차에 따라 선발투수를 조기에 내리고 경우에 따라선 외국인 투수를 붙여 최소실점을 하며 버티겠다는 구상이었다.

반면 두산은 KS 초반에는 여유를 보였다. 경기 중반까지 불펜이 썰렁했다. KS 1차전에서도 선발투수 조쉬 린드블럼에게 6.1이닝을 맡겼다. 린드블럼이 6회초 역전을 허용했음에도 7회초에도 린드블럼을 마운드에 올렸다. KS 2차전에서도 두산은 세스 후랭코프가 투구수 117개를 기록하며 6.2이닝을 소화했다. 후랭코프가 정규시즌보다 월등히 뛰어난 투구를 펼치기도 했으나 외국인 원투펀치를 향한 김태형 감독의 자신감도 엿볼 수 있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인천에서 열리는 KS 3, 4차전에선 이러한 구도가 180도 바뀔 수 있다. 선발투수 매치업이 정반대가 되기 때문이다. SK는 3, 4차전에서 켈리와 김광현이 선발 등판할 계획이다. 두산은 이용찬과 유희관, 혹은 이용찬과 이영하가 나설 예정이다. 뚝심으로 마운드를 운용했던 김 감독도 인천에선 신속과 변칙을 꾀할 수 있다. 실제로 김 감독은 2015 KS 5차전에서 선발투수 더스틴 니퍼트를 두 번째 투수로 구원 등판시켜 시리즈에 쐐기를 박기도 했다. 잠실에선 뚝심으로 일관했던 김 감독이 인천에선 완전히 다른 전력을 펼칠 가능성이 높다.

포스트시즌에서는 잡을 수 있는 경기는 확실히 잡아야 한다. 우승을 눈앞에 둔 KS라면 더 그렇다. 여유를 부렸다가는 상대에게 반격을 허용하기 일쑤다. 김 감독과 힐만 감독 모두 다양한 경우의 수를 머릿 속에 넣은 가운데 치열한 지략대결을 펼치고 있다. 10년 만에 KS에서 마주한 두산과 SK가 역사에 남을 명승부를 만들어 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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