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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이동국이 지난 10일 제주 원정에서 필드플레이어 최다 출전 신기록을 세운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귀포 | 김현기기자

[서귀포=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대기록은 풀타임으로 완성됐다.

전북의 살아있는 레전드 이동국이 또 하나의 기록을 세웠다. 그는 지난 1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원정 경기에서 전북 공격수로 선발 출전, 풀타임을 뛰며 K리그 필드플레이어 최다 출전 기록인 김기동 현 포항 코치의 501경기를 깨트렸다. 20년 전 고교 졸업 뒤 프로에 뛰어든 어린 선수가 어느 덧 502경기를 채웠다. 지난 시즌 막판 200골 돌파에 이어 이번 시즌엔 502경기 출전으로 해피엔딩을 써내려갔다. 제주전 직후 만난 이동국은 “여기서 만족하고 싶지 않다. 경쟁력 없이 뛰고 싶지 않다”며 “하고 싶은 것 다하고 구애받지 않는 스타일”이란 말로 롱런의 숨은 원동력을 공개했다. 그는 “스트레스가 풀린다면 맥주 마실 수 있는 것”이라는 말로 간단하게 압축했다.

-502경기를 뛰었다.

필드플레이어로서 많은 경기를 뛰었는데 만족하지 않고 계속 좋은 경기력으로 해나갈 수 있었으면 한다. 경쟁력 없이 뛰고 싶지 않다.

-풀타임을 뛰어 더욱 의미 있을 텐데.

시즌 막판이다. 체력적으로 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골은 들어가지 못했지만 내용에서도 만족한다.

-재계약해야 하지 않나.

글쎄요. 단장님은 그렇게 얘기하시는데 아직 구체적인 어떤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난 개인적으로 전북이란 팀에 대해 애착을 많이 갖고 있다. 선수 생활한다면 이 곳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다. 또 다른 변수가 있는 거다. 그런 점을 생각하고 있다.

-왜 잘 하는 건가.

아직 힘이 들지 않는다. 20대 초반이 더 힘들었다. 지금은 조절하며 뛸 수 있다. 부모님 물려주신 회복 능력도 있다. 정신적으로 스트레스 받지 않는 성격이다. 하고 싶은 것 다 한다. 어떤 것에 구애받지 않는다. 누구는 사이다도 안 먹고, 맥주도 안 먹고 그렇다는데 난 틀에 박힌 것보다는, 맥주 마셔서 스트레스 풀리면 한 잔 할 수 있는 거다. 선수 생활도 인생의 한 부분이다. 너무 선수 생활에 얽매이지 않는다.

-선·후배나 동료 연락은 왔나.

골 많이 넣었을 땐 그런 얘기 안 하더니, 최근에 “내 목표가 형이다”고 한다. 선수들도 골이나 도움보다는 500경기 대기록 중요성을 아는 것 같다.

-관리도 잘하고 그래서 출전 많이할 것 같은 후배가 있나.

관리 잘 하면 부상 당한다(웃음). 오늘도 (제주에)누가 은퇴하던데, 관리도 중요하지만 스트레스 안 받고 그래야 한다. 내가 많이 뛰는 선수였다면 여기까지 못 왔다. 동료를 적절하게 이용하는 선수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올 수 있었던 것 같다.

-최강희 감독님은 중국을 가신다. 최근 팀 분위기는 어떤가.

감독님하고 눈을 안 마주치려고 한다. 서서히 정을 떼고 있어야지(웃음). 우린 프로 선수다. 전북은 감독님이 있든 없든 잘 한다. 오히려 스플릿시스템 와서 경기력이 더 좋은 것 같다. 마음 편하게 할 수 있어 그런가보다.

-게으른 천재란 얘기도 많이 들었는데.

난 게을러 본 적이 없다. 20대 초반에 뭐 있었겠지만 20대에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 지금은 쉬면서 옆도 본다. 그 땐 앞만 보고 축구에만 전념했지만 지금은 옆도 보고, 뒤도 본다. 둘러보면서 운동할 여유가 생긴 것 같다.

silva@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