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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이동국이 지난 10일 제주 원정에서 필드플레이어 최다 출전 신기록을 세운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서귀포 | 김현기기자

[서귀포=스포츠서울 김현기기자]대기록은 풀타임으로 완성됐다.

전북의 ‘살아있는 레전드’ 이동국이 K리그에 또 하나의 기록을 세웠다. 이동국은 지난 10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와 원정 경기에서 전북 공격수로 선발 출전해 풀타임을 뛰며 K리그 필드플레이어 최다 출전 기록인 김기동 현 포항 코치의 501경기를 깨트렸다. 고교 졸업 뒤 프로에 뛰어든 20살 어린 선수가 20년이란 세월 동안 변함 없이 그라운드를 누빈 것이다. 지난 시즌 막판 200골 돌파를 이뤘던 이동국은 이번 시즌에도 502경기 출전으로 우승과 함께 해피엔딩을 써내려갔다. 제주전 직후 만난 이동국이 털어놓은 롱런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역설적으로 축구에 얽매이지 않는 삶을 거론했다. ‘관리하지 않아서’ 오히려 길게 선수 생활할 수 있었다는 뜻이다.

그는 기록 때문에 뛰는 것을 단호하게 거부했다. “경쟁력 없이 뛰고 싶지 않다”는 그는 “지금 시즌 막판이지만 체력적으로 떨어지지 않는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골은 들어가지 않았지만 내용에서도 만족한다”고 했다. “왜 이렇게 잘하나”란 질문엔 보다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이동국은 “아직 힘이 들지 않다. 오히려 20대 초반이 더 힘들었다”며 “정신적으로 스트레스 받지 않는 성격이다. 누구는 사이다도 안 먹고, 맥주도 안 먹는다는데 난 틀에 박힌 것은 싫다. 맥주 마셔서 스트레스가 풀리면 한 잔 할 수 있는 거다. 선수 생활도 인생의 한 부분이다. 너무 선수 생활에 얽매이지 않는다”고 털어놓은 것이다. 이동국의 20대 때 흘러나왔던 ‘게으른 천재’란 평가에 대해서도 지금은 웃으며 반박할 수 있다. 이동국은 “게을러 본 적이 없다. 20대 초반엔 이런 저런 일이 있었겠지만 그 때 더 열심히 했던 것 같다”면서 “지금은 쉬면서 옆도 본다. 그 땐 앞만 보고 축구에만 전념했지만 지금은 옆도 보고 뒤도 본다. 둘러보면서 운동할 여유가 생긴 것 같다”고 전했다.

“골 많이 넣었을 땐 얘기가 없더니 이렇게 출전 기록이 소개되니까 ‘내 목표가 형’이라고 고백하는 후배들이 많아졌다”며 뿌듯함을 숨기지 않은 그는 지난 2009년부터 딱 10년간 뛴 전북과 재계약에 대해선 “글쎄, 단장님은 그렇게 (재계약을)얘기하시는데 아직 구체적인 단계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전북이란 팀에 대해 애착을 많이 갖고 있다. 선수 생활을 한다면 이 곳이 맞다고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또 다른 변수가 있다”는 말로 구단에 보다 확실한 태도를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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