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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환범선임기자] “베테랑이요? 아직 팀내 재롱둥이예요.”
두산 ‘캡틴’ 오재원(33)이 내년 또 다른 도약을 위해 일찌감치 바벨을 부여잡고 몸만들기에 들어갔다. 휴식과 웨이트트레이닝을 병행하며 내년 1월부터 시작할 본격적인 훈련에 앞서 기초체력 다지기에 열중하고 있다.
지난 한 해를 돌이켜보면 만족과 아쉬움이 교차했다. 오재원은 시즌 132경기에서 0.313의 타율에 15홈런을 기록했는데 타율은 2014년 0.318에 이어 두번째로 높았고, 홈런은 최다였다. 지난해 타율 0.237로 부진했던 것과 비교하며 괄목상대할 변화였다. 오재원은 이런 성적향상이 지난 겨울 미국에서 래타코치의 레슨을 받은 덕분이라고 생각하는데 좀 더 깊이 들어가면 진한 아쉬움이 남는다. 8월 이후엔 원래의 폼으로 돌아가 다시 부진의 늪에 빠졌기 때문이다. 9~10월에 2할1푼대의 타율에 머물렀고, 그 부진이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졌다.
오재원은 “8월 들어 스윙하는 모습을 보니 다시 옛날로 돌아가 있었다. 애써 만들었던 어디 갔는지 보이지 않았다. 다시 고쳐보려 애썼지만 잘 안됐고 그게 한국시리즈 부진까지 이어졌다”고 아쉬움을 피력했다. 이런 아쉬움을 남기지 않기 위해 다시 한 번 래타 코치를 찾아가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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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받을 계획이다. 지난해보다 길게 1월 한달간 훈련 계획을 짜고 있다.그리고 곧바로 팀의 전지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오재원은 레슨에 대해 “분명히 훈련 효과는 있었다. 머리로는 이해가 되는데 몸이 안 따라주는 부분들이 있어 보완하기도 했는데 다시 가서 다듬을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남들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며 해외 레슨을 받는 것에 대해 조심스러워하며 말을 아꼈다. 훈련효과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은 피했지만 가장 편안한 폼으로 힘을 모아 타격하는데 중점을 두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년 가까이 익혔던 타격폼을 바꾸는 작업이라 몸에 익숙해지는 것이 쉽지는 않아 보인다.
1985년생인 오재원은 경희대를 졸업하고 2007년 두산에 입단한 프로 12년차 베테랑이다. 내년이면 만 34살이 된다. 팀내 야수 중 최고참이지만 타격폼을 가다듬기 위해 자비 해외 레슨을 받을 만큼 도전정신으로 똘똘 뭉쳐 있다.
오재원은 “주위에서 베테랑이라고 말하는데 그 소리가 제일 듣기 싫어요. 팀내에서는 아직 제가 재롱둥이예요”라며 “선수는 계속 움직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야구의 완성을 위한 끊임 없는 노력을 강조했다. 재롱둥이라고 표현했지만 팀 분위기를 살리기 위한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와 언행 등을 두루 지칭하는 말인데 여전히 후배들보다 앞에 서서 투지있게 나서고 있다.
간간이 좋아하는 농구경기를 직접 관전하며 여가를 즐기는 오재원은 농구 선수들의 표정과 눈빛 속에서 분위기를 읽어내며 동병상련의 정을 나누는 천상 승부사이기도 하다. 오재원의 계속되는 도전이 내년에 또 어떤 결실을 맺을지 궁금해진다.
whit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