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정하은기자] "혹해서 사지 마세요" "도대체 이걸 왜 먹죠?" "광고처럼 극적인 효과 없어요!"


적나라할 만큼 솔직한 리뷰 콘텐츠로 많은 구독자들의 공감을 얻은 크리에이터가 있습니다. 바로 최연소 마술사에서 유튜버로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는 '제이제이(31·본명 임재훈)'입니다.


15세 평범한 중학생이었던 제이제이는 마술에 홀딱 빠져 고등학교까지 자퇴하고 마술에 '올인', 국내외 마술대회를 휩쓸고 해외 유명 프로그램의 러브콜을 받으며 '비둘기 마술사'로 유명세를 얻었습니다. 이때가 불과 10대 후반, 20대 초반의 나이. 영원할 거만 같았던 그의 전성기는 제대 후 사업 실패와 마술에 대한 회의감이란 슬럼프를 겪으며 나락으로 빠졌는데요.


고시원을 전전하며 치킨집 아르바이트를 하던 그는 인생의 전부였던 마술을 과감히 포기하고 29세에 '크리에이터'라는 새로운 도전을 마주했습니다. 제이제이는 "즐겁게 살자"는 슬로건 아래 먹방, 일상, ASMR 등 다양한 콘텐츠를 게재하고 있지만, 뭐니 뭐니 해도 이목을 끄는 건 SNS에서 핫하게 광고하는 제품을 직접 사용해보는 '리얼리뷰' 코너입니다.


"어이 가출" "현타오네요" "된다면서요?"와 같이 제이제이 특유의 유쾌한 리액션과 쉽고 재미있는 설명, 가감 없는 솔직한 리뷰가 재미를 더하는데요. 특히 유튜브에 넘쳐나는 광고와 협찬 영상들로 피로감을 느끼던 구독자들에게 시원한 '사이다'를 선사해줘 이젠 제이제이 채널의 대표 콘텐츠로 자리 잡았습니다.


이젠 구독자 수 50만 명을 바라보는 인기 유튜버가 된 제이제이. 그에게 '어떤 크리에이터가 되고 싶냐'고 묻자 "자기 맘대로 사는 놈. 거침없이 살아가는, 그렇지만 항상 즐겁게 사는 사람"이란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즐겁게 살고, 즐겁게 사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크리에이터 제이제이. 그의 속 깊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제이제이'. 활동명 뜻이 무엇인가요?


마술사 시절 해외에서 활동하는 일이 많았어요. 그때 만난 외국인 친구들이 임재훈이라는 본명 발음을 어려워해서 '제이제이'라고 귀엽게 불러줬어요. 이제 제게도 친숙해져서 제이제이라고 짓게 됐죠.


Q: 15세 때 마술에 입문했다고요. 마술은 어떻게 시작했나요?


중학교 2학년 때 제 뒷자리에 앉은 친구가 마술을 보여줬는데 너무 신기하더라고요. 그때부터 흥미가 생겨서 마술 학원에 등록해 마술사의 꿈을 키워나갔고, 크고 작은 대회에 나가 상도 탔어요. 그러다 고등학교에 입학하자마자 '3년 동안 공부할 시간에 나는 해외에 나가서 내가 하고 싶은 마술을 배우겠다'고 결심하고 학교를 자퇴했어요. 그렇게 일본에 마술 유학을 갔고 2005년 국제 마술대회에서 우승, 한국으로 돌아와 바로 프로마술사로 데뷔했죠. 대회에 출전했던 마술이 비둘기 마술이라 '비둘기 마술사'로 국내에서 유명해지고 방송에도 많이 출연했어요.


Q: 17세에 재팬컵 마술 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당시 국내 최연소 해외 마술 대회 우승자로 화제를 모았죠. 어린 나이에 찾아온 전성기가 두렵진 않았나요?


두려움은 전혀 없었어요. 오히려 콧대가 하늘을 찔렀죠. '내가 최고야' '내가 제일 잘해' 자만하면서 살았어요. 좀 더 크고 사는 게 어려워지면서 그런 태도가 많이 바뀌었지만요.


Q: 마술사를 은퇴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군대를 좀 늦은 나이인 28세에 다녀왔어요. 입대 전까지만 해도 해외에서 러브콜이 끊이지 않아 몇 달씩 계약하며 돌아다니고 일을 했어요. '아메리카 갓 탤런트'같은 미국과 유럽 유명 프로그램 게스트로도 초청을 받았어요. 그런데 입대 때문에 한 개, 두 개 거절하고 제대 후 다시 마술사로 복귀하려 했는데 더 이상 섭외가 오지 않더라고요. 거의 10년을 제 모든 걸 쏟아부은 마술인데 단 23개월의 공백을 버티지 못할 정도로 내가 입지를 잘 다지지 못했나, 스스로 '번아웃'이 왔어요.


Q: 생활고도 있었을 것 같은데요.


학생 때부터 마술을 하며 번 돈은 군대 가기 전에 가족들 빚을 청산하는데 모두 보탰고요. 제대 후 다시 시작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못했죠. 막막하고 사는 게 힘들어졌어요. 마술 상품을 만들어서 해외에 수출하는 사업도 했는데, 결국 빚을 지게 됐고 당장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치킨집 알바, 택배 상하차 일들을 전전했어요.


Q: 그렇다면 유튜브를 처음 시작하게 된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아르바이트를 두 달 정도 하면서 빚을 갚아나가는 와중에 사는 게 너무 재미가 없어서 시작하게 됐어요. 2017년 3월 채널을 개설하고 10월에 고시원으로 들어가면서 본격적으로 시작했죠. 영상 편집은 이전에 마술 관련 DVD제작을 해본 적이 있어서 자신 있었어요. 큰 시간과 공을 안 들이고 고시원에서 치킨집 알바를 하면서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Q: 새로운 도전을 해 크리에이터로 제2의 전성기를 맞은 거네요. 인기를 실감 하나요?


그렇죠. 요즘은 좀 인기를 실감하고 있어요. 쉬는 날이 없거든요(웃음). 어느샌가 구독자 늘어나고 제 영상을 기다려주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책임감도 많이 생기고 바빠졌어요.


Q: '세상 즐겁게 살고 싶은 남자. 아무거나 다 하는 채널'이라는 슬로건이 인상적이에요. 본인의 좌우명인가요?


어릴 적 좌우명은 '꿈은 노력을 배신하지 않는다'였는데, 성인이 되고 사회의 쓴맛을 보며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더라고요. 가진 게 없어도 재미있게 살면 그게 행복 아닐까요? 이건 제 채널의 목표, 그리고 제 인생이 가고 싶은 방향이기도 해요.


Q: 최근 구독자 수가 46만 명을 돌파했어요. 주력 콘텐츠가 없는데도 사람들이 많이 보는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나요?


제 맘대로 하는 솔직한 이야기 때문 아닐까요. 특히 요즘 많은 호응을 얻고 있는 게 '리얼 리뷰' 코너인데요. 처음엔 재미로 제품 리뷰를 했는데 하나둘 단점이 보이기 시작하더라고요. 실제로 실험해보니까 광고와 다른 점도 많고요. 제 영상을 통해서 소비자들이 더 이상 피해를 보지 않고 과장 광고도 덜 해졌으면 좋겠다는 목표가 새롭게 생겼어요.


Q: 가장 기억에 남는 영상이 무엇인가요?


제 '인생 영상'으로 꼽고 싶은 건 '치킨집 배달원의 하루'라는 영상이에요. 다큐처럼 제작했는데 촬영이 2주, 편집만 1주가 걸릴 정도로 많은 공이 들었어요. 당시 고시원에서 혼자 조용히 더빙을 했는데, 제 상황이 너무 한심하기도 하고 힘이 들어서 혼자 울면서 녹음을 하던 기억이 나요. 힘들 때 이 영상을 보면 마음을 다잡게 돼요.


Q: 마술사 출신인데 정작 채널엔 마술 관련 콘텐츠가 거의 없던데요.


채널을 만든 이유가 재미있게 살고 싶어서여서 그 목적에 충실 하려고 해요. 마술은 힘들어서 그만뒀기 때문에 다시 생각만 해도 숨이 턱턱 막히는 지경까지 왔거든요. 마술은 여유가 되면 취미로 구경 다니고 간간히 하자란 생각이에요.


Q: 최근 첫 정모를 하셨잖아요. 직접 팬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니 감회가 새로웠을 거 같은데요.


팬들을 보러 나가는데 눈시울이 붉어졌어요. 댓글로만 보던 팬분들을 실제로 만나보니 기분이 정말 좋더라고요.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날 응원해준다 생각하니 울컥하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죠.


Q: 마지막으로 2019년 새해 목표가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집을 사고 싶어요. 집안 사정이 좋지 않아 중학교 때부터 월세에 살았거든요. 이젠 안정적인 제 집을 갖고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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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ㅣ다이아TV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