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영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이세영에게 배우 외 또 다른 직함이 있다.

직장인을 비롯해 일을 하는 이들에게 자신을 나타내는 명함이 있지만 주로 배우나 가수를 비롯한 스타들에게는 명함이 없다. 하지만 이세영에게는 색다른 명함이 있다. 그 명함에는 ‘오피스라이프스타일팀 과장&소속배우’란 직함이 표시돼있다.

앞서 이세영은 tvN 예능 ‘주말사용설명서’를 통해 소속사 사무실에 출근하는 모습이 그려진 바 있다. 그는 사무실에 출근해 자연스런 모습으로 직원들과 이야기도 하고, 사무실에 필요한 것을 직접 만들기도 하며 자신의 책상도 가지고 있다. 직접 독서실 책상을 마련했다는 이세영은 인터뷰 자리에서 “요즘 외근이 잦아 자리가 위태롭다”고 초조한 모습을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세영은 평소 촬영 일정이 없을 때 일상을 묻자 “주로 회사에 나온다”고 답변했다. 이어 “공부도 하고 새로운 작품이 있나 구경도 한다. 회사 대표님은 아버지 같은 존재다. 힘든 일이 있으면 대표님께 말씀을 드린다. 가만히 누워 있고 싶은데 발전을 해야 경쟁력이 생기니 회사에 억지로라도 나와서 얼굴도 비추고, 공부도 하고, 작품 구경도 하고 그런다. 그래서 다들 ‘세영이 일 시켜야 겠다’고 하더라”고 설명했다.

회사 식구들과의 끈끈한 모습도 보였다. 앞서 류승룡은 이세영의 tvN ‘왕이 된 남자’ 촬영 현장에 직접 커피차를 보내며 응원을 하기도 했다. 이에 이세영은 “한창 활동으로 바쁘셔서 모니터링을 하실 줄 몰랐는데 잘 보고 있다고 해주셨다. 많은 힘이 됐다. 후반부에 체력이 소진돼 갈 때 쯤 커피차도 보내주셨다. 통화를 했는데 잘 보고 있고 지금까지 해온 것처럼 마무리를 잘 하라고 해주셨다. 회사 식구들께서 도움을 많이 주셨다. 조은지 언니도 모니터링을 해주시고 오정세 오빠도 초반 캐릭터를 잡을 때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회사 식구들께는 항상 도움을 많이 받는 편이다”고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외근으로 입지가 위태한 자신의 ‘오피스라이프스타일팀’ 에 다른 소속 배우를 영입하는 것이 어떠냐는 제안에 이세영은 “오정세 오빠가 사무실에 많이 온다”며 눈을 반짝이기도 했다.

이세영
배우 이세영.  사진 | 프레인TPC 제공

이처럼 배우로서 좀처럼 볼 수 없었던 모습이지만, 자신의 경쟁력과 발전을 위해 노력한다는 이세영의 열정에서 데뷔 23년이 된 배우의 내공과 열정이 느껴졌다. 실제로 ‘왕이 된 남자’ 속 캐릭터 유소운과 자신의 비슷한 점과 차이점에 대해 “소운이가 강단이 있고 대쪽 같은 성격인데 맞으면 맞고, 아니면 아닌 것들이 좀 비슷했다. 그런데 저는 소운이처럼 차분하진 않다. 소운이는 항상 감내하는데 저는 가만히 있으면 ‘가마니’가 된다고 생각하는 성격이다. 그런 것은 좀 다르지만 한 번 믿기 시작하면 쭉 밀고 나아가고, 궁 안에서 버티기 위해 처절하게 있는데 그런 버티는 부분도 비슷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장에서 힘들거나 연기가 잘 안되는 것은 혼자 감내하고 이겨내야 한다. 이번 작품을 준비하면서 끊임없이 버티고 이겨 나가는 과정이었다”고 속 깊은 모습을 보였다.

아역배우로 1996년 데뷔한 이후 꾸준히 활동하며 성인 연기자로서도 입지를 단단히 한 이세영이다. “처음 시작은 어머니의 제안으로 하게 됐는데 만약 떼를 쓰고 그랬다면 시키지 않으셨을 것이다. ‘네 결과는 네가 책임져라. 하고 싶으면 열심히 해라’고 하셨다. 연기는 제 선택이었다”고 과거를 회상한 그는 “배우를 안하고 싶었던 적이 없었다. 연기를 잘 하는 것은 아니지만, 이것 말고는 잘하는 것이 없어 목숨을 걸어야 했다. 그리고 너무 매력적인 직업이다. 어렸을 때는 연기를 하며 재밌다는 감정을 느꼈고 성인이 돼서는 팬 분이 연기를 보며 웃을 수 있어 좋았다는 말을 듣고 축복 받은 직업이라 생각했다. 다른 사람에게 감정적, 정서적으로 많은 것을 줄 수 있다. 조심해야 하지만 일을 대함에 있어 진지할 수 밖에 없고 멋지다. 되게 잘 하고 싶다”고 말했다.

“몇십년은 더 오래 할 것이다”고 말한 이세영은 맡아 보고 싶은 캐릭터에 대해 “어렸을 때부터 액션을 해보고 싶었다. ‘비밀의 숲’ 조승우 선배님처럼 감정은 없지만 일을 잘하는 그런 역할도 해보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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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프레인TP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