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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서울 도영인기자] 수원 삼성이 우여곡절 끝에 거둔 시즌 첫 승 이후 안정보다는 변화를 택했다.
수원은 3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상주 상무와의 하나원큐 2019 K리그1 5라운드 홈경기에서 0-0으로 비겼다. 결과에서는 승점 3점을 따내지 못한 아쉬움이 남았지만 내용면에서는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수원은 이 날 올시즌 처음으로 스리백(3-4-3) 전술을 가동했다. 수원 이임생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원래 지난 3라운드 성남전에서 쓰려고 했던 전술이었다. 그때는 선수들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아서 활용을 안했는데 경기에 지고 나니 아쉬움이 컸다”고 말했다. 수원은 올시즌 3-5-2 전술을 줄곧 활용하고 있는 상주를 대응하기 위해 스리백 카드를 꺼냈다. 이 감독은 “스리백을 쓰는 상주가 공격시에 상대 진영에 많은 숫자의 선수들이 참여하는 것이 특징이다. 거기에 대비하기 위해 전술에 변화를 줬다”고 밝혔다.
수원은 지난달 31일 열린 4라운드 인천전에서 올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따냈다. 모처럼 분위기가 좋은 상황에서 변화를 선택하는 것은 쉽지 않는 일이다. 하지만 과감한 결단은 성공을 거뒀다. 수원은 상주의 장점인 역습을 적절하게 막아내면서 위협적인 골 찬스를 거의 주지 않았다. 또한 이전까지 경기당 평균 13개의 슛을 시도했던 상주의 공격을 무력화시키면서 이 날은 전반 45분동안 단 1개의 슛만 허용할 정도로 안정적인 경기를 이끌어나갔다.
수원은 전술뿐만 아니라 선수 기용에도 변화를 가져왔다. 수원을 이끄는 두 베테랑 데얀과 염기훈을 선발 명단에서 제외한 채 공격진을 꾸렸다. 염기훈은 4일 전 열린 인천전에서 풀타임을 소화했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데얀의 경우에는 인천전에서 2골을 몰아친 호주 출신 공격수 타가트에게 주전 경쟁에서 밀려 벤치에 앉게 됐다. K리그 통산 득점 2위에다 10시즌 연속 두자릿 수 득점을 이어가고 있는 데얀에게는 자존심이 상할만한 일이다. 하지만 그는 팀을 위해 희생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수원 이임생 감독은 팀 내 최선참인 데얀과의 소통을 통해 출전 기회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전했다. 이 감독은 “데얀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 최근 상황에 대해 이해를 시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데얀이 내 생각에 공감을 해줘서 고마웠다”고 밝혔다.
수원은 상주전에서 비록 올시즌 첫 연승을 달성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이 날 보여준 과감한 변화가 올시즌 새로운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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