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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국이 지난 2013년 4월 일본 사이타마에서 열린 우라와와 원정 경기에서 골 넣은 뒤 산책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제공 | 전북 현대

[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한 ·일 축구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에서 정면 충돌한다. 특히 이동국(전북 현대)이 지난 2013년 ACL 조별리그에서 선보인 ‘산책 세리머니’를 재연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북은 9일 ACL 조별리그 3차전 우라와 레즈 원정에 나선다. 우라와의 홈 구장인 사이타마 스타디움 2002는 한국 팬들에게도 친숙하다. 박지성이 지난 2010년 5월 펼쳐진 한·일전에서 골을 넣고 ‘산책 세리머니’를 선보였기 때문이다. 또 2013년 4월에는 이동국이 ACL 조별리그 우라와와의 맞대결에서 박지성과 같은 세레모니를 펼쳤다. 당시 경기 후반에 투입된 이동국은 2골 1도움으로 맹활약했다. 그는 후반 19분 역전골을 넣은 뒤 우라와 팬들을 응시했고 떠들썩하던 사이타마 구장은 일순간에 침묵이 흘렀다. 이동국의 활약 속에 전북은 3-1 승리를 거뒀다.

6년이 지나 이동국과 전북은 다시 한 번 사이타마에서의 좋은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 전북은 올시즌 리그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초반 들쑥날쑥한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6경기를 치른 현재 3승 2무 1패로 3위에 올라있다. 상위권이지만 전북 특유의 ‘닥공’이 실종돼 상대를 압도하지 못하고 있다. 지난 경남전에서는 3-0으로 이기다 후반 막판 10분 만에 3골을 허용하는 등 수비의 허점도 노출했다.

ACL 무대에서도 위기를 맞았다. 전북은 베이징 궈안과의 1차전에서는 3-1로 승리했지만 2차전에서는 약체로 꼽히던 태국 부리람 유나이티드에 0-1의 충격적인 패배를 당했다. 승리가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우라와의 수비를 뚫기 위해 이동국이 공격 선봉에 설 것으로 보인다. 조제 모라이스 감독은 지난 7일 열린 강원과의 K리그1 경기에서 우라와전에 대비한 로테이션을 가동했는데 이날 이동국은 경기에 나서지 않은채 휴식을 취했다. 충분히 쉬며 체력을 충전한 이동국이 2013년처럼 사이타마를 침묵에 휩싸이게 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전북 뿐만 아니라 이달에 벌어지는 ACL 조별리그는 한·일전이 줄줄이 잡혀있다. ACL 무대에 오른 K리그1 팀들이 모두 일본 팀과 만나 이달에만 8차례 한·일 구단의 맞대결을 펼친다. 울산은 가와사키 프론탈레, 경남은 가시마 앤틀러스, 대구는 히로시마 산프레체와 각각 격돌한다. 양국 축구의 자존심을 건 싸움의 막이 올랐다.

beom2@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