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팡맨
쿠팡의 배표 서비스인 로켓배송.  제공 | 쿠팡

[스포츠서울 임홍규기자] 소셜커머스를 기반으로 시작해 각기 다른 성장 전략을 선택한 위메프·티몬·쿠팡의 지난해 성적표가 나왔다.

외형적으로 여전히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지만, 내부적으로 각사마다 처한 상황은 다르다. 11번가와 옥션·G마켓, 여기에 신세계와 롯데와 같은 유통 대기업까지 온라인사업 강화를 천명하고 투자를 집중하고 있는 가운데 이들 3사의 생존전략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실탄 넉넉한 쿠팡, 올해도 공격 앞으로

매출 등 수치로 보면 쿠팡은 위메프와 티몬의 규모를 큰 격차로 따돌렸다. 쿠팡은 지난해 매출 4조4227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국내 이커머스 사상 최대 매출액이다. 늘어난 매출만큼이나 영업손실도 크게 늘었다. 쿠팡의 영업손실은 1조970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 역시 이커머스 사상 최대 규모이다.

쿠팡은 달리는 전차를 멈출 생각이 없다. 오히려 속도를 더 내겠다는 전략이다. 쿠팡은 유치한 투자금을 물류 인프라 등에 투입할 예정이다. 쿠팡은 지난해 전국 12개 지역의 물류센터를 24개로 늘렸다. 또 로켓배송 셀렉션(상품 품목 수)을 지난해 기준 500만종까지 늘렸다. 쿠팡은 현재 애플, 아모레퍼시픽, 레고 등 인기 글로벌 브랜드와 직접 거래하고 있으며 지난해 10월 시작된 로켓프레시는 자정까지 주문한 신선식품을 오전 7시 전에 배송해 주는 서비스로 론칭 12주 만에 전국 대부분 지역으로 확대됐다. 더불어 와우배송을 통해 200만 종 이상의 상품을 새벽배송과 당일배송으로 전달하고 있다.

김범석 쿠팡 대표는 “우리는 고객을 감동시키기 위해 어느 누구도 시도하지 않았던 막대한 투자를 진행해 왔다. 앞으로도 고객이 ‘쿠팡 없이 어떻게 살았을까?’라고 하게 될 때까지 고객 감동을 위한 기술과 인프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낭비 없는 성장’ 앞세운 위메프

위메프의 지난해 매출은 3사 중에 가장 적지만 영업손실도 가장 적어, 내실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위메프의 지난해 거래액은 전년 대비 28.6% 증가한 5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4294억원, 영업손실은 390억원이다.

눈길을 끈 것은 영업손실 부문이다. 위메프의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6.4% 줄어들었다. 3년 연속 손익을 개선했다. 지난해 6월 포괄임금제 폐지에 따라 인력을 충원하고, 초과근무 수당을 추가 지급하면서 인건비 지출이 340억원 이상 증가한 가운데 거둔 실적이다. 3사 중 손익이 개선된 것은 위메프가 유일하다.

거품을 걷어내겠다는 것이 위메프의 전략이다. 위메프는 지난해 직매입 매출 비중 29.3%까지 줄였다. 이를 통해 물류·배송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었다. 반면 중개 방식의 판매수수료 매출은 전년대비 38.7% 성장한 3024억원으로 끌어올렸다. 이에 힘입어 위메프는 3년 연속 영업활동 현금흐름 흑자(348억원)에 성공했다. 기말현금 역시 190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위메프는 올해 같은 전략을 유지할 방침이다.

박은상 위메프 대표는 “고객에게 직접적 혜택을 줄 수 있는 ‘가격’ 경쟁력을 더해 고객의 돈과 시간을 아껴드리겠다”며 “또 더 많은 중소 파트너사들이 성공할 수 있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위메프 식 눈덩이 효과(Snowball Effect)를 실현할 것”이라고 말했다.

◇덩치 키우는 티몬, 콘텐츠 강화해 고객 충성도↑

티몬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40% 성장한 4972억원. 몸집을 한층 키웠다. 영업손실은 전년 대비 7% 늘어난 1255억원을 기록했다.

티몬의 영업손실이 늘어난 것은 선제적인 투자 때문이다. 티몬은 지난해 오픈 마켓 사업 확대를 위한 기술 투자·사업 조직 확대 등 IT 개발 비용 등의 투자를 진행했다. 아울러 미디어 커머스 방송 편성을 위한 제작 스튜디오 설립을 포함한 설비 투자와 운영 인력 확보, 하반기 론칭 예정인 C2C 방송 플랫폼 개발 등에 투자가 이뤄졌다. 장기적 관점에서 식품, 생활, PB 매입 역량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물류 인프라 구축 관련 투자 역시 발생했다.

이같은 투자를 바탕으로 티몬은 고객들의 충성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이다. 실제로 고객들의 방문 빈도 측면에서 2017년 말 티몬 고객들은 평균적으로 5.5일에 하루 티몬 앱을 켰으나, 지난해 말에는 3.5일에 하루 티몬 앱을 방문할 정도로 고객층의 충성도가 높아졌다. 구매고객 관점에서도 직전 12개월간 매월 1회 이상 구매하며, 월 10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고객들이 2017년 12월말 30만명에서 2018년 12월말 40만명으로 33% 성장했다.

이재후 티몬 대표는 “2018년은 독보적인 타임 커머스 플랫폼으로 성장하기 위한 인프라 투자를 병행하면서 빠른 성장을 달성한 해였다. 라이브 플랫폼 구축, 오픈마켓 론칭, 표준 API 완비 등 미래를 위해 꼭 필요한 선제적 기술 투자를 진행했다. 2019년은 타임 커머스 선두 위치를 공고히 하면서 수익 동반 성장의 기틀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hong7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