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현+최희섭
광주일고 출신 전 메이저리그 선수 김병현과 최희섭이 13일 광주 김병현이 개업한 햄버거집에서 스포츠서울창간 34주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빅초이’ 최희섭(40)은 은퇴 후 본지 객원기자 활동을 하는 등 자주 만났지만 김병현은 은퇴 후 햄버거 가게 사장님으로 오랜만에 재회했다. 미국 샌디에이고에 스시집을 포함해 벌써 매장 6개를 운영하는 외식업계 숨은 강자로 제2의 인생을 시작한 김병현은 왜 고향 광주에 햄버거 가게를 열었을까.

김병현은 “햄버거를 좋아하기도 하고 맛의 고장 광주에 내세울만 한 외식가게가 없다는 게 마음을 끌었다. 일본식 라멘집을 광주에 오픈 한 것도 같은 이유”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햄버거에 얽힌 웃지못할 에피소드를 공개했다.

김병현+최희섭
광주일고 출신 전 메이저리그 선수 김병현과 최희섭이 13일 광주 김병현이 개업한 햄버거집에서 스포츠서울창간 34주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1995년 광주에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가 처음 생겼다. 학교앞 분식집에서나 맛봤던 햄버거와 전혀 달라 처음 먹었을 때 그 희열을 잊지 못했다고 한다. 그 해 청소년대표팀에 발탁돼 미국 전지훈련을 갔는데 이 때 ‘아이언맨’도 즐겨먹는 대형 프랜차이즈 햄버거를 처음 접했다. 김병현은 “그 때 ‘지금까지 내가 먹었던 햄버거는 다 가짜’라는 생각을 했다”며 웃었다. 1996년 쿠바에서 열린 국제대회 때에는 총무가 여권이 든 가방을 모두 도둑맞아 새 여권이 나올 때까지 삼시세끼를 햄버거로 연명했던 적도 있었다고 한다. 그는 “샌디에이고에 계시는 지인이 햄버거 프랜차이즈 회사 창립과정을 담은 영화를 추천해주셔서 보게 됐다. 건강을 담보할 수 있다면 햄버거 사업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다. 마침 지인의 소개로 사장님을 만나게 됐고 건강한 맛이라는 확신이 들어 이름도 ‘최고’라는 뜻과 ‘먹으러 가자’는 의미를 모두 담을 수 있는 햄버고(高)로 정했다”며 웃었다.

김병현+최희섭
광주일고 출신 전 메이저리그 선수 김병현이 13일 광주 김병현이 개업한 햄버거집에서 스포츠서울창간 34주년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광주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가게 문을 연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이었지만 ‘광주제일햄버고’는 문전성시였다. 최희섭은 “세계 이곳 저곳을 다니며 맛있는 음식을 많이 먹어서인지 병현이 형 입맛이 까다로운 편이다. 그래서 여는 가게마다 장사가 잘 되는 모양”이라며 웃었다.

김병현과 최희섭은 “스포츠서울은 메이저리그 생활을 할 때부터 늘 많은 도움을 받은 곳이다. 기분좋은 기억이 많은 매체다. 창간 34주년이 됐다고 하니 그 속에 우리들의 추억도 녹아있는 것 같아 더 기쁘다. 앞으로 100주년 200주년까지 번창하시길 바란다”며 덕담을 건넸다. 먹어도 먹어도 질리지 않는 ‘김병현 햄버거’처럼 읽으면 기분좋아지는 기사를 많이 게재해달라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햄버거를 먹여주는 김병현의 표정과, 눈을 동그랗게 뜨면서도 맛있게 받아먹은 최희섭의 미소가 스포츠서울 창간 34주년을 더욱 축하하는 듯 했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