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고(故) 김영애가 사업한 황토팩의 안전성에 대해 고발했던 이영돈 PD가 뒤늦은 사과를 전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 PD는 지난 11일 중구 태평로에서 연 기자간담회에서 "몇년 전 방송을 하던 중 일생일대의 큰 일을 겪었다"며 "2007년 김영애 씨가 사업한 황토팩에서 쇳가루가 검출됐다는 보도를 했던 일이다"고 운을 뗐다.

당시 이영돈 PD는 KBS 시사고발프로그램인 '소비자고발'과 '먹거리 X파일'등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기획 및 제작하며 각종 식품과 제품들의 안전성 문제를 파헤치는 데 앞장서왔다. 2007년 당시 이 PD는 KBS '이영돈 PD의 소비자고발'을 통해 김영애가 사업하던 황토팩의 쇳가루 검출 문제에 대해 보도한 바 있다.

그는 "보도 이후 5년간 소송이 이어졌는데, 고인이 받았던 고통을 느끼며 오랫동안 사과하고 싶었다. 나 역시 오랜기간 괴로웠지만 사과할 시점을 잡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PD가 황토팩과 관련된 보도를 한 이후 해당 보도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드러났으나, 지난 2012년 대법원은 이 PD가 이를 진실로 판단할 만한 타당한 이유가 있었고, 보도 목적 역시 공익을 위한 것이었다고 판단했다. 이후 진행됐던 손해배상 소송에서도 이 PD가 승소했다.

이후 지난 2017년 김영애가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나고 과거 황토팩 소송 논란으로 인해 큰 스트레스를 받은 일이 다시 알려지면서 이 PD는 거센 비판을 받기 시작했다.

이 PD는 "김영애 씨가 돌아가셨을 때 '왜 문상을 가지 않냐'는 댓글도 봤다. 가고 싶었지만 용기가 나지 않았다"며 "언젠가는 사과해야 하는데 이렇게 늦어졌다. 늦은 걸 알지만 김영애 씨에게 사과하고 싶다. 하늘에서 편히 쉬시길 바란다"고 고개를 숙였다.

이 PD의 이번 공개 사과는 4년간의 공백을 가진 이후 크라우드 펀딩을 통한 건강 먹거리 관련 콘텐츠 제작과, 식품 생산 사업을 시작하기 전 과거 일들을 짚고 넘어가려는 것으로 해석된다. 그는 3년 전 더콘텐츠메이커를 폴 뉴먼이 세운 '뉴먼스 오운' 같은 식품회사로 키우고 싶다며 "양심적인 먹거리로 공익적 사업을 하고 싶다. 건강과 장수에 대한 노하우도 체계화하겠다"라고 말했다.

한편, 故 김영애는 지난 2012년 췌장암 진단을 받은 뒤 향년 66세의 나이로 별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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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JTBC, 이영돈 PD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