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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이 30일(한국시간) US오픈 2회전에서 베르다스코를 역전승으로 따돌린 뒤 환호하고 있다. 뉴욕 | 테니스코리아 제공

[뉴욕=스포츠서울 고진현기자]통섭(統攝)의 시대,스포츠도 예외는 아니다. 한국 테니스의 간판 정현(23·한국체대)이 다른 종목 선수들로부터 조언을 받고 슬럼프 탈출에 큰 효과를 본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정현의 허리부상은 생각보다 심각했다. 2018 호주오픈 4강 진출이후 발바닥 부상과 함께 불거진 허리 이상은 올 시즌에도 계속됐다. 지난 1월 호주오픈 이후 무려 5개월동안 개점휴업에 빠졌다가 지난달 코트에 복귀할 때까지 허리부상은 무던히도 속을 태웠다. 이 기간동안 정현은 머리도 식힐 겸 다른 종목 선수들로부터 많은 조언을 들었는데 대표적인 종목이 바로 축구와 쇼트트랙이었다. 허리부상의 원인을 하체근육의 불균형으로 판단한 정현은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많은 도움을 얻었다. 축구와 쇼트트랙은 대표적으로 하체를 주로 쓰는 종목으로 정현은 이들로부터 균형잡힌 하체를 강화하는 트레이닝 비법을 전해듣고 큰 효과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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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이 축구선수 백승호(왼쪽) 황희찬(오른쪽)과 기념사진을 찍은 뒤 우스갯 소리까지 남기며 친분을 뽐냈다.<정현 인스타그램>

정현의 어머니 김영미(50)씨는 “다른 종목 선수들의 트레이닝 방법을 테니스에 접목해 상당한 효과를 보고 있다”면서 “축구선수들과 풋살도 함께 하며 트레이닝 효과 뿐만 아니라 스트레스도 덩달아 해소하고 있어 너무나 좋다”면서 다른 종목 선수들과의 교우를 크게 반겼다.

정현과 친한 축구 선수로는 황희찬(23·잘츠부르크) 김민재(23·베이징 궈안) 백승호(22·지로나FC) 등이 있다. 구자철(30·알 가라파)도 친형처럼 정현을 챙기며 많은 조언을 주고 있다. 쇼트트랙 스타 최민정(21·성남시청)도 정현과 친하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 2관왕에 빛나는 최민정은 최근 정현과 다정하게 찍은 사진이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을 통해 퍼지면서 열애설에 휩싸였지만 정현의 어머니에 따르면 둘은 연인이 아니라 친한 선후배 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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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현이 쇼트트랙 선수 최민정(가운데)과 축구선수 황희찬(오른쪽)과 함께 축구장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정현 인스타그램>

욕심이 많은 정현은 축구와 쇼트트랙 선수들로부터 자신의 약점인 하체근육 보강에 대해 많은 조언을 들었다. 특히 풋살을 통해 하체의 안근육 보강 필요성을 느끼고 짬 날때마다 구슬땀을 흘렸다. 5개월만에 복귀한 그랜드슬램대회인 2019 US오픈에서 정현의 몸은 상당히 달라져 있었다. 상체에 견줘 부실했던 하체가 탄탄해졌고,무엇보다 코트 커버리지가 크게 향상됐다. 튼실한 하체근육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쉽지 않은 슬라이딩 샷은 눈에 띈 변화 중 하나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유연성과 함께 탄탄한 근력이 동반되지 않으면 쉽지 않은 이 기술을 별 무리없이 쓰는 걸 보면 하체 보강에 큰 공을 들인 게 분명했다. 그 과정에 축구와 쇼트트랙 선수들의 도움이 컸다. 다른 종목의 트레이닝 방법을 과감하게 도입하는 통섭의 지혜는 긴 슬럼프에 빠졌던 정현을 구해낸 묘약이 됐다. 그 결과 정현은 한뼘 더 성장했다.

jhkoh@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