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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야구선수 출신 스포츠 해설가 양준혁이 갑작스레 성추문에 휘말렸다.
지난 18일 한 여성은 자신의 SNS 계정에 양준혁으로 추정되는 남성이 잠들어 있는 모습의 사진을 게재했다. 또 “양준혁. 방송에서 보는 모습, 팬 서비스 하는 모습, 어수룩해 보이는 이미지의 이면, 숨겨진 저 사람의 본성. 첫 만남에 구강 성교 강요부터 당신이 몇년 전 임XX 선수랑 다를 게 없잖아. 뭘 잘못한 건지 감이 안 오신다면서요”라며 “계속 업데이트 해드릴게. 잘 봐요”라는 글도 함께 올렸다.
이에 일파만파 온라인과 SNS를 통해 사진과 글이 유포되기 시작했고 이는 곧 ‘양준혁 미투’로 번졌다. 그러나 이날 밤 양준혁은 직접 해명에 나섰다. 그는 이번 사안에 대해 “오해를 불러 일으킬만한 내용으로 포장됐다”라고 이야기하며 “변호사를 통하여 법적인 절차로 해결을 하려고 한다. 유명인이라는 이유로, 그리고 남자라는 이유로 공격 받고 있는 상황이다”라며 해당 여성과는 좋은 인연을 예상하며 만났지만 맞지 않아 멀어졌다는 것. 즉, ‘미투’가 아닌 연인사이에 일어난 일이라고 적극 해명했다.
나아가 폭로글을 올린 여성의 목적에 대해 반문하며 “이번에 유포된 사진과 글은 ‘미투’라는 프레임 속에 저를 가두고 굉장히 악한 남자의 그것으로 몰고 가려는 의도가 다분히 보입니다만 이는 사실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미투 운동’이 폄훼되지 않기 위해 본질을 바로잡길 바란다고도 덧붙였다. 현재 폭로글이 올라온 계정은 삭제된 상태지만 이미 퍼질때로 퍼진 상황. 양준혁은 정면돌파를 택했다.
양준혁의 호소에 마음과 귀를 모두 열고 주목하는 상황이다. 처음 폭로글과 사진이 공개됐을 당시에만 해도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해명이 늦어졌더라면 사건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확대생산될수도 있었지만 비교적 양준혁의 빠른 대처로 일단락됐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과거 ‘미투’와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 대중 역시 양준혁의 해명이 이어지자 무자비한 억측이나 마녀사냥보다는 ‘일단 말을 들어보자’라며 시시비비를 가리는데 집중한 것. 앞서 ‘미투 운동’이 이어질 당시 언급이 되는것만으로도 스타로서 치명타가 불가피했다. 사실일 경우 정당한 처벌과 사과가 당연하겠으나, 그렇지 않은 경우도 발생하면서 점점 ‘미투’라는 단어를 사용하는데도 조금 더 신중하자는 여론이 형성됐다.
물론 양준혁 역시 아직 미혼인 스타로, 이번 폭로로 이미지 타격은 불가피하다. 그 역시 “부모님과 동료를 비롯하여 미래의 동반자와 자식들이 볼 수도 있다”라며 2차 피해에 대한 우려도 있다. 물론 양측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리면서 아직 명확한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하지만 성추문 폭로에 사생활 사진 유출이 정당화 될수는 없을 터, 특히 SNS를 통한 폭로는 ‘올린 후 삭제’ 등의 현상이 반복되면서 대중도 더욱 혼란을 겪어왔다.
남녀사이의 문제는 본인들이 가장 잘 알기에, 더욱 조심스럽고 민감한 사안이라는 점도 인식하게 되면서 대중은 이슈 자체에만 휩쓸리는게 아닌 학습효과 끝에 신중함으로 바라보고 있다. 특히 양준혁이 “남자, 유명인이라는 이유로”라며 억울함을 호소한만큼, 상황을 지켜보자는 추세다. 방송가 역시 마찬가지다. 그간 출연자들의 다양한 성추문을 겪어온 방송사들도 이미 만반의 준비태세가 갖춰진 상태로 캐스팅, 편집 등에 대한 빠른 선택보다는 사안을 함께 지켜보고 있다. 양준혁이 출연 중인 JTBC ‘뭉쳐야 찬다’ 측도 “상황을 보는 중”이라고만 전했다. 하지만 폭로글의 여성이 계속 업데이트할 의사를 밝혀온만큼, 진실공방으로 이어져 새 국면을 맞을지 해프닝으로 일단락될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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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