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문지현 기자] 미국 민주당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이른바 ‘우크라이나 의혹’과 관련, 하원 차원의 탄핵 조사에 나서면서 원·달러 환율 향방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CNBC 등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민주당 소속의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24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정상과 부당한 통화를 통해 취임선서 및 헌법의무를 위반했다”며 “탄핵 여부에 대한 공식 조사를 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2020년 대선 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 부자에 대한 비리 조사를 압박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펠로시 의장은 민주당 비공개회의 이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통령은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한다. 그 누구도 법 위에 군림해선 안 된다”고 강조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을 중상모략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의 조력을 시도했는지에 대해 조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오늘 하원이 공식적인 탄핵 조사를 추진한다는 것을 발표하며 6개의 상임위가 관련 조사를 진행할 것을 지시한다”고 밝혔다. 해당 상임위는 각각 조사 결과를 펠로시 의장에게 보고하게 된다.

시장에서는 ‘트럼프 탄핵론’이 뇌관으로 부상하면서 미국 내 정치적 우려가 커진 데다, 미 경기지표 부진에 따라 달러가 하락세를 보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실제로 이날 탄핵 절차 개시 영향으로 뉴욕 증시는 주요 지수가 하락한 채 거래를 마쳤다.

24일 오후 4시(현지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엔화에 달러당 107.029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7.440엔보다 0.411엔(0.38%) 내렸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017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09962달러보다 0.00213달러(0.19%)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17.81엔을 기록, 전장 118.12엔보다 0.31엔(0.26%) 떨어졌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화 가치를 반영한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6% 하락한 98.331을 기록했다.

BK 에셋 매니지먼트의 보리스 슐로스버그 외환 전략 매니징 디렉터는 “정치적 위험이 시장에 다시 들어오기 시작해 달러가 큰 압박을 받았다”며 “탄핵을 위한 실제 행동과 절차, 여기서 나올 수 있는 잠재적인 증거 등이 모두 위험 부담”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자들은 더 명확한 것을 기다리며 일본 엔화와 스위스 프랑 등 안전통화로 피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UN총회연설에서 중국에 대한 강도 높은 비난으로 위안화 환율을 높일 경우, 원·달러 환율도 위안화에 연동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돼 환율 하단을 지지할 것으로 보인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기대가 유지되며 위안화 환율은 7.1위안 부근에서 제한적으로 오르내리고 있다”며 “환율은 미국 정치 부각에 따른 아시아 외환시장 움직에 따라 달러당 1190원대 중후반에서 등락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0.6원 오른 1196.3원으로 출발해 1198.8원에 마감했다.

문지현기자 muni@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