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구조적 책임 발견…단순 불완전판매 수준 넘었다”

-최대 배상비율 80%까지 올라갈 수도

[스포츠서울 김혜리 기자] 대규모 원금손실을 낸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펀드(DLF)를 판매한 금융사가 부담해야 할 배상비율이 70% 선을 넘을 것으로 보인다. 70%는 ‘이론적 마지노선’으로 여겨져 왔다. 조사 과정에서 판매사의 구조적인 책임이 드러남에 따라 배상비율이 80%까지 올라갈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번 DLF 사태를 단순 불완전판매를 넘어 판매사의 구조적 책임 관점에서도 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중간 검사결과에서 은행들이 내부 반대를 묵살하고 상품 심의기록을 조작하거나 상품을 불완전판매한 정황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손실 가능성 등 중요 정보를 영업점에 제대로 전달하지 않은 문제도 있었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은 지난 2014년 동양그룹 기업어음(CP)·회사채 사태와 2008년 파워인컴펀드 사태 등 과거 대형 분쟁조정 사례와 비교해볼 때 이번 DLF 사태가 더 심각하다고 보고 있다.

과거 분쟁조정 사례를 비춰 보면, 금융사 배상비율 한계선은 암묵적으로 70%로 설정돼 있다. 금융당국이 금융상품 판매와 관련한 분쟁조정에서 투자자에게 최소 30% 책임을 부과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판매자와 투자자 간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판매처에서 고객에게 금융상품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해도 고객이 가질 수 있는 정보의 양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투자자의 책임을 더 낮게 봐야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김병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1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이번 사건은 단순 불완전판매를 넘어 사기에 가까운 부분이 있다”며 “기존의 최대 배상비율인 70%를 새로운 시각으로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에 윤 원장은 “상당히 많은 부분에 동의한다”며 “과거 사례를 꼭 따를 필요가 없으며 제한도 두지 않고 신축적으로 하겠다”고 답했다.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도 “투자자들이 사기 혐의 소송에서 이기면 투자금액 100%를 돌려받을 수는 있겠으나 변호사 비용 등을 감안하면 실제 소송으로 가는 게 쉬운 일이 아니다”라며 “이런 점을 고려해 분쟁조정에서 금융사의 배상비율을 70% 이상은 설정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진행되는 DLF 관련 분쟁조정 건수는 약 250건으로, 금감원은 이르면 다음달 분쟁조정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김혜리기자 kooill9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