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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17 대표팀 주장이자 골키퍼 신송훈. 제공 | 대한축구협회

[스포츠서울 박준범기자]17세 이하(U-17) 대표팀 주장이자 주전 수문장 신송훈(17·광주 금호고)의 존재감이 돋보였다.

김정수 감독이 이끄는 U-17 대표팀은 28일(한국시간) 브라질 고이아니아의 세히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9 국제축구연맹(FIFA) U-17 월드컵 아이티와의 C조 1차전에서 엄지성과 최민서의 연속골에 힘입어 2-1로 승리했다.

김정수호 입장에서 아이티전은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였다. 대표팀은 전통의 강호 프랑스, U-17 월드컵 통산 5회 출전에 빛나는 칠레와 같은 조에 속해 있어 C조 최약체로 꼽히는 아이티를 이기지 못할 경우 조별리그 통과도 장담할 수 없었다. 전반 초반부터 아이티 공세가 만만치 않았다. 아이티는 조직적으로 움직이지는 않았지만, 개인기와 빠른 스피드를 활용해 공격 기회를 만들었다.

전반 21분 대표팀은 실점 위기를 맞았다. 아이티 공격수 제르망이 왼쪽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그대로 헤딩 슛으로 연결했다. 신송훈이 엄청난 순발력으로 슈퍼 세이브를 선보이며 한 골을 막아냈다. 신송훈의 선방은 분위기를 바꿔놨다. 대표팀은 4분 뒤 엄지성의 프리킥 골로 앞서나갔고, 전반 41분에는 최민서의 골까지 묶으며 승기를 잡았다. 신송훈은 후반 종료 직전 실점했지만 끝까지 최후방에서 든든하게 아이티 공격을 막아냈다. 그는 “반사적으로 막았다. 후반 막판에 아이티쪽으로 경기 분위기가 넘어가서 약간 마음을 졸였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신송훈은 신장 180㎝로 골키퍼치고는 작은 키다. 이번 대회에 참가한 두 명의 골키퍼 이승환(186㎝) 김준홍(187㎝)보다 작다. 그럼에도 신송훈은 주전 골키퍼 장갑을 끼고 있다. 그의 반사 신경과 스피드가 그 만큼 뛰어나다는 걸 의미한다. 주장을 맡을 만큼 리더십도 있다. 광주FC 유스 금호고 소속인 신송훈은 떡잎부터 남달랐다. 그는 1학년이었던 지난해 6월 제73회 전국고교축구선수권대회에서 우승과 함께 골키퍼상을 받으며 자신의 이름을 알렸고, 지난 8월 포항에서 열린 ‘2019 K리그 유스 챔피언십 U18’에서도 연이은 선방으로 팀의 우승을 견인, 베스트 골키퍼상을 받은 바 있다.

이날 신송훈의 선방은 지난 5~6월 폴란드에서 열린 20세 이하(U-20) 월드컵에서 선방쇼를 보인 이광연(20·강원)을 떠올리게 했다. 이광연도 184㎝의크지 않은 키로 팀의 준우승에 결정적인 구실을 했다. 신송훈은 지난 4일 출국 전 미디어데이에서 “(이)광연이형도 저처럼 키가 큰 편이 아닌데 월드컵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7경기를 하고 돌아오겠다”고 했다. 월드컵 결승까지 가겠다는 다짐인 셈이다. 기분 출발을 알린 김정수호는 오는 31일 오전 5시 프랑스와 조별리그 2차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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