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적반하장이 따로 없다. 불과 몇 주 전 코칭스태프 템퍼링 금지를 주장해놓고 재계약을 진행했던 감독을 순식간에 내치고 타 팀의 코치를 급히 영입했다. 변화를 명분으로 내걸며 이장석 전 대표 색깔 지우기를 진행하고 있으나 실상은 이전과 다를 게 없다. 도의를 무시한 채 움직이는 구단의 결말은 안 봐도 뻔하다.
내로남불, 그 자체다. 포스트시즌 기간 키움 김치현 단장은 허문회 수석코치의 롯데 감독 영입설에 대해 “최소한 구단 대 구단끼리 소통은 해야하는 게 아닌가 싶다. 우리 구단 또한 지금까지 지도자를 영입할 때 전 소속 구단에 양해를 구했다. 감독 선임이 중요한 작업이기는 하지만 어차피 알려질 사실아닌가. 구단과 지도자가 몰래 움직이는 게 의미가 있나 싶다”고 강조했다. 덧붙여 그는 “시즌 중 FA 선수 템퍼링을 금지하고 있는데 이제는 지도자 템파링 관련 규제도 만들어야 하지 않나 싶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당시 허 수석코치는 롯데 구단과 면접을 진행하고 있었고, 김 단장은 이를 파악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소문은 진실이 됐고, 허 수석코치는 이미 롯데 감독 부임이 확정된 상태로 한국시리즈(KS)를 치렀다.
|
KS 종료 후 키움 구단은 장정석 감독과 재계약을 진행했다. 계약규모도 염경엽 전 감독이 2014년 겨울에 체결한 3년 총액 14억원으로 맞췄다. 지난 6월부터 재계약을 암시했고 장 감독 또한 미래를 고려하며 구단을 운영했다. 하지만 장 감독에게 돌아온 것은 갑작스러운 재계약 불가 통보와 새 감독 영입 소식이었다.
키움 코칭스태프와 선수들 모두 새 감독 계약이 발표된 지난 4일 하루 전까지 장 감독 체제가 이어질 것으로 믿고 있었다. 그런데 구단은 현장과 교감없이 모든 것을 뒤집어엎었다. 지난주 하송 신임 대표가 감독 면접을 진행했고 SK 손혁 투수코치를 감독으로 선택했다. 수석코치의 감독 이적을 두고 열을 냈던 이들이 상위권으로 팀을 올려놓은 수장의 뒤통수를 친 것이다.
명분도 부족하다. 정말 변화를 원한다면 과거 히어로즈 지도 경력이 없는 감독 인사를 해야 한다. 하지만 손 신임감독은 2015년부터 2016년까지 히어로즈에서 투수코치를 역임했다. 이장석 전 대표의 경기 개입 논란이 불거진 2015년 준플레이오프 4차전 투수코치 또한 손 감독이었다. 손 감독 선임은 이 전 대표 색깔 지우기와 무관하다. 이전부터 돈독했던 허민 의장과 손 감독의 친분에 따른 사령탑 교체에 무게가 기울 수밖에 없다.
한 야구계 고위관계자는 “최소한 시즌이 끝난 시점에서 재계약 불가를 통보해야 한다. 그래야 구단은 물론 감독도 미래를 준비할 수 있다”면서 “장정석 감독과 같은 경우는 처음 봤다. 돌아가는 상황을 보니 장 감독만 애꿎은 피해자가 됐다”고 깊은 한 숨을 쉬었다. 명분은 물론 신의도 잃은 히어로즈 구단의 행실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bng7@sportsseoul.com


![키움 타격코치 허문회의 여유[포토]](https://file.sportsseoul.com/news/legacy/2019/11/06/news/2019110601000467700028722.jpg)
![[포토] 장정석 감독 \'오늘도 지면 안되는데\'](https://file.sportsseoul.com/news/legacy/2019/11/06/news/2019110601000467700028721.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