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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서장원기자] “괜찮다 싶으면 중국 오퍼를 기다린다고….”
총체적 난국이다. 현재 고양 오리온에 가장 적합한 표현이다. 오리온은 지난 13일 서울 SK전 패배를 시작으로 6연패 늪에 빠져있다. 시즌 전적 7승 18패로 최하위까지 추락했다. 22일엔 최근 맞대결에서 승리한 전주 KCC를 상대로 반등을 노렸지만 1쿼터 열세를 뒤집지 못하고 무기력한 패배를 당했다. 쉽사리 돌파구가 보이지 않는다.
시즌 개막 전만 하더라도 오리온의 추락을 예견한 이는 많지 않았다. 플레이오프 마지노선인 6강 진입을 낙관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았던 게 사실이다. 이번 시즌부터 외국인 선수 출전 규정이 1인 출전으로 바뀌면서 이승현~허일영~장재석~최진수로 이어지는 수준급 국내 포워드진을 구축한 오리온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았다. 두꺼운 국내 선수층에 대한 믿음 아래 외국인 선수도 2명의 장신 선수를 뽑는 일반적인 패턴에서 벗어나 1명은 단신 가드로 영입하는 승부수를 뒀다.
하지만 오리온의 구상은 시즌 초반부터 꼬이기 시작했다. 맹활약을 펼치던 허일영이 부상으로 낙마했다. 오리온은 지난 10월 29일 전자랜드전 이후 허일영 없이 경기를 치르고 있다. 국가대표를 오간 이승현은 부상을 안고 경기를 소화하고 있고, 최진수도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해 오리온 추일승 감독의 머릿속을 복잡하게 만들었다.
전력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외국인 선수들도 현재까지 실패의 연속이다. 개막부터 함께한 마커스 랜드리가 3경기 만에 아킬레스건 파열로 시즌 아웃됐다. 랜드리의 대체자로 급하게 데려온 올루 아숄루도 기량 미달로 중도 퇴출됐다. 새롭게 영입한 유럽 출신의 보리스 사보비치도 아직까지 만족스러운 모습은 아니다.
오리온은 사보비치의 기량을 극대화하고 제공권을 강화하기 위해 부진한 단신 선수 조던 하워드의 교체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쉽지 않다. 추 감독은 “2주전부터 교체 작업을 하고 있는데 상황이 녹록치 않다. 영입을 고려한 선수는 중국 리그로 떠났다. 쓸만한 선수들도 다 중국 리그의 오퍼를 기다린다고 하더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시장 규모가 훨씬 크고 자금력이 풍부한 중국 리그 구단과의 경쟁에서 이길 가능성은 희박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리온은 반드시 장신 선수를 데려오겠다는 의지다. 추 감독은 “단신 선수 중엔 괜찮은 선수가 나와 있다. 하지만 지금 상황에선 장신 선수를 데려와야 한다. 외국인 선수가 골밑에서 활약을 못하니 이승현에게 체력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사보비치도 골밑 수비가 부족해 경기 후반엔 외국인 선수 수비를 이승현에게 맡기는 상황”이라며 장신 외국인 선수 영입의 필요성을 설명했다.
악재가 이어지고 있지만 승리로 반등의 계기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오리온은 5일 휴식 후 부산 KT, 인천 전자랜드와 2연전을 치른다. 추 감독은 “외국인 선수 교체 문제와 주말 연전이 맞물려 있는 이번주가 고비다. 남은 기간 부족한 부분을 잘 보완해 좋은 경기 치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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