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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스포츠서울 배우근기자] 눈에 보이는 자리가 있다. 그런데 좀처럼 닿지 않았다. 그러나 절치부심한 정현이 올시즌엔 SK 내야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는 의지를 뚜렷하게 밝혔다.
최근 문학구장에서 자율 훈련중인 그는 “일 낼 수 있다”라며 호기롭게 각오를 밝혔다. 지난해 호주 마무리 캠프에서부터 차근차근 루틴대로 몸을 만들고 있다. 웨이트 트레이닝, 기술훈련, 배팅과 수비까지 순차적으로 하고 있다. 주루 플레이도 다듬으며 올해부터는 완성형 선수를 희망한다.
그는 “뭘 준비해야 하는지 알고 있다. 어떻게 해야 하는지도 마무리 캠프를 통해 배우고 느꼈다. 이를테면 정면타구를 처리할 때 더욱 세밀해졌다. 준비자세부터 포구까지 10단계로 정렬했다. 이전엔 너무 듬성듬성 했다. 타격은 타이밍에 변화를 줬다. 타격하는 포인트는 같아도 조금 더 길게 보고 있다. 코칭스태프와 소통하며 0.1%의 의심없이 전력을 다하고 있다”라며 투지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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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달 시작하는 스프링캠프는 투지의 연장선이다. 정현은 “수비와 타격 감은 배우고 익힌대로 유지할 계획”이라고 했다. 여기에 주루가 포함된다. 그는 “발이 빠른 편이 아니라 그동안 그쪽을 등한시했다. 그런데 코치님이 주루 방면으로도 성적을 낼 수 있다고 조언했다”라며 새로운 도전을 향해 눈빛을 반짝였다. 도루는 빠른 발이 아닌 센스와 리듬으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정현이 공수와 함께 주루까지 공을 들이는 이유는 레귤러 선수가 되기 위한 과정이다.
사실 정현의 올시즌 준비는 일찌감치 출발했다. 그는 지난해 5월 KT에서 SK로 트레이드 됐다. 곧바로 1군에 등록됐지만 타격부진으로 5월말 1군에서 말소됐다. 정현의 부진은 그해 초에 발병한 전정신경염이 크게 영향을 끼쳤다. 병원치료를 통해 말끔히 재활에 성공한 그는 곧바로 2020년 시즌에 돌입했다. 당시 2019시즌 중반이었지만 염경엽 감독은 그에게 “바로 앞을 보지 말고 멀리 보라”고 조언했다.
이젠 그 결실을 맺을 때다. 정현은 “기회가 왔을 때 집중력이 더 생긴다. 도전하는 마음이 생긴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kenn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