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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의원들이 지난달 13일 국회 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오장환 기자 5zzang@seoul.co.kr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더불어민주당이 결국 하루만에 임미리 고려대 교수에 대한 검찰 고발을 취하했지만 상처뿐인 ‘헛발질’에 뒷말이 무성하다.

신문 기고 칼럼을 검찰에 고발한 사실이 알려지며 당 내부에서까지 반발이 불거졌고, 고발을 취하하고 나서도 여론은 뒤숭숭하다.

무엇보다 민주당 내부에서도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나올 사안을 당의 이름으로 결정했다는 ‘판단착오’의 문제가 크다.

4월 총선을 앞둔 상황에서 민주당에는 대형 악재가 된 셈이고, 이해찬 대표의 리더십도 또 한번 도마에 올랐다.

민주당은 이날 별도 공지를 통해 “임 교수 및 경향신문에 대한 고발을 취하한다. 임 교수는 특정 정치인의 싱크탱크 출신으로, 경향신문에 게재한 칼럼이 단순한 의견 개진을 넘어 분명한 정치적 목적이 있는 것으로 판단해 고발을 진행한 것”이라며 “우리의 고발조치가 과도했음을 인정하고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임 교수는 지난 1월28일자 경향신문에 ‘민주당만 빼고’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촛불 정권을 자임하면서도 국민의 열망보다 정권의 이해에 골몰하고 있다”며 이번 총선에서 “민주당만 빼고 투표하자”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은 경향신문과 임 교수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하지만 이같은 사실이 알려진 뒤 민주당 내부에서 즉각적으로 비판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당내에서 의사소통이 제대로 되고 있는건지 의문스런 부분이다.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에 내정된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전날 윤호중 사무총장과 통화하고 바람직하지 않다며 고발 취소를 요구했다.

이번 총선에서 TK(대구·경북)를 담당할 김부겸 의원도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대구 경북에서 선거를 치르는 저를 포함한 우리 당 예비후보들, 한 번 도와 달라”며 “젊은 중도층이 고개를 저으면 방법이 없다. 지금 이 건은 누가 뭐라 해도 중도층의 이반을 불러올 가능성이 크다”며 취소를 촉구했다.

대구 북을을 지역구로 둔 홍의락 의원 역시 “오만이다. 교만은 패망의 선봉이다. 민주당 이야기다. 어쩌다 이렇게 임 교수의 작은 핀잔도 못 견디고 듣기 싫어하는지 모르겠다. 부끄럽고 죄송하다”고 고개를 숙였다.

gag11@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