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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코리안 빅리거’ 막내 최지만(29·탬파베이)이 두 번째 풀타임 시즌을 바라본다.
최지만의 2019년은 눈부셨다. 길었던 마이너리그 시절을 거쳐 탬파베이에서 당당히 주전 자리를 꿰찼고, 첫 풀타임 시즌에 가을 무대까지 밟았다. 외로웠던 싸움을 이겨낸 끝에 얻은 값진 결과다. 최지만이 걸었던 길은 7년 전의 추신수(38·텍사스) 모습과 겹쳐 보인다. 만 19세 때부터 마이너리그에서 어려운 시기를 겪은 추신수는 2006년 처음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7년 후인 2013년 텍사스와 7년 1억 3000만 달러의 초대형 계약을 맺으며 대한민국 대표 메이저리거로 당당히 자리했다. 아직 30세도 되지 않은 최지만에게 추신수만큼의 활약이 기대되는 이유다.
첫 시동은 걸었다. 최지만은 24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포트 샬럿 스포츠파크에서 열린 뉴욕 양키스와 시범경기에서 3번 타자 1루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날 2타수 무안타 1볼넷으로 큰 활약은 없었지만, 경쟁자들을 제치고 1루수로 선발 출격하며 풀타임 주전 가능성을 높였다. 탬파베이는 이번 겨울 트레이드와 FA(프리에이전트)를 통해 호세 마르티네스, 쓰쓰고 요시모토 등 최지만의 주 포지션인 지명타자와 1루수로 활용 가능한 자원들을 다수 영입했다.
다행히 자신감은 충분하다. 최지만은 어려웠던 시기를 돌아보며 “고생을 많이 했기 때문에 빛을 본 것 같다. 지난해 첫 풀타임을 보내며 많은 공부가 됐고, 새 시즌 준비도 했다”며 활약을 예고했다. 스프링캠프 출국 전에는 국내에서 꾸준히 체력 단련을 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렸다. 그는 “지난해 풀타임으로 처음 뛰니까 좋더라. 매번 재활에 임했는데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건강해서 좋다. 이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해 운동을 열심히 했다”고 힘주어 말했다.
현지 매체들도 최지만의 두 번째 풀타임 시즌을 가능성 높게 점쳤다. 메이저리그 공식홈페이지(MLB.com)는 최지만을 올해 주전 3번타자이자 1루수로 전망했고, ‘디애슬레틱’도 “최지만은 지난해 1루수로 뛰며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수비력도 준수했다”고 평가했다.
비슷한 길을 걷고 있기에 추신수도 최지만의 선전을 누구보다 바라고 있다. 선배의 묵묵한 응원은 최지만이 외로운 타지 생활을 버틸 수 있던 이유 중 하나였다. 그는 “(추신수 선배가) 조용히 잘 챙겨준다. 티를 많이 안 내는 사람이지만, 내 뒤로는 어린 선수들이 많이 없어서 많이 챙겨주신 것 같다”며 고마운 마음을 드러냈다. 추신수의 길을 걷는 최지만은 기분 좋은 부담감을 안고 다시 출발선에 섰다. 그는 “지난해 잘했기 때문에 새 시즌 부담은 있지만, 그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당찬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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