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개봉 영화 포스터

[스포츠서울 최진실기자]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극장가가 위기를 맞았다. 이 가운데 재개봉과 장기 상영 등 저마다의 방법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1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지난 17일 하루 동안 극장을 찾은 관객은 3만 6849명에 불과했다. 지난해 3월 동기간 최소 15만 명, 최대 100만 명까지 극장을 찾은 것에 비하면 턱없이 적은 숫자다.

평일 하루 관객이 3만 명 대로 떨어지며 극장가의 어려움을 실감하게 한다. 지난 2월 극장을 찾은 관객수가 737만 명에 불과하며, 3월 관객 수는 이보다 더 낮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인해 많은 이들이 외출을 자제하고, 극장을 찾지 않기에 신작들의 개봉도 기약 없이 미룬 것이 현실이다. 현재 약 50편의 영화가 개봉 일자를 미뤘다. 이에 “볼 영화가 없다”는 부족한 콘텐츠에 대한 의견도 나오고 있다.

한국 뿐 아니라 전세계 극장가가 얼어붙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의 ‘펜데믹’ 선언 이후 대형 극장 체인들이 임시 폐쇄했다. 지난 17일 미국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AMC, 리갈 시네마, 시네마크 등 미국 대형 극장 체인들이 전국 극장의 폐쇄 조치를 취했다. 이에 따라 유니버설 픽처스는 자사 제작 영화를 전세계 극장 개봉일과 같은 날 VOD 등 홈 엔터테인먼트를 통해 공개한다.

국내 극장들도 현실의 어려움을 돌파하기 위해 재개봉과 장기 상영 등 새로운 방법을 찾았다. 대형 멀티플렉스 극장에서는 관객들의 사랑을 받은 명작들을 재개봉하고 있다. 50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며 영화 팬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CGV는 ‘누군가의 인생영화 기획전’을 준비했다. 영화 관련 커뮤니티를 참고해 130편의 후보작을 선정한 뒤 관객의 댓글을 반영해 언급이 많았던 작품을 선별해 매주 라인업을 공개하고 있다. ‘비긴어게인’, ‘싱 스트리트’, ‘어바웃 타임’, ‘캐롤’, ‘말할 수 없는 비밀’ 등이 관객들과 만났다. 특히 ‘스타 이즈 본’과 ‘메멘토’, ‘쉰들러 리스트’, ‘어바웃 타임’은 박스오피스 7~10위를 석권하며 인기를 입증했다.

롯데시네마도 지난 12일부터 ‘힐링 무비 상영전’을 펼치고 있다. ‘지친 마음을 위로해 줄 긍정 무비’, ‘지친 마음을 달래주는 음악 영화’ 등 매주 주제를 변경하며 ‘리틀 포레스트’, ‘원더’ 등 힐링과 관련된 명작을 재개봉하고 있다. 메가박스에서도 ‘명작 리플레이’를 준비해 ‘결혼 이야기’, ‘아이리시 맨’,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할리우드’ 등을 다시 상영하고 있다. 특히 넷플릭스 작품들도 극장에서 개봉하며 반가움을 더하고 있다. 이 외에도 ‘분노의 질주: 더 익스트림’, ‘라라랜드’ 등이 재개봉을 앞두고 있다.

정직한 후보 1917
장기 상영 중인 영화 ‘정직한 후보’(왼쪽), ‘1917’. 사진 | 각 영화 포스터

한 영화 관계자는 “신작 라인업이 부족하기에 이를 메꾸기 위해 명작을 재개봉하는 추세다. 극장에서도 콘텐츠를 보충할 수 있고 관객들은 명작을 다시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기회로 평가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더욱 확산되기 전 개봉했던 작품들은 장기 상영되며 꾸준한 롱런을 펼치고 있다. 배우 라미란 주연의 ‘정직한 후보’는 16일 손익분기점인 150만 관객을 돌파하며 의미있는 기록을 세우게 됐다. 개봉 한 달 만에 고지를 넘으며, 극장가의 어려움 속 ‘고군분투’한 기특한 한국 영화로 호평을 받고 있다. ‘1917’도 60만 관객을 돌파하며 잔잔하지만, 몇 배의 흥행 순항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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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각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