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선수로서 꼭 하고 싶은 일이죠.”
최지만(29·탬파배이)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는 태극마크를 다는 일이다. 길었던 마이너리그 시절을 지나 마침내 빅리그 무대에서 꽃을 피웠지만, 태극마크를 달고 그라운드에 오르는 것은 그의 오랜 숙원이다. 어렸을 때부터 타지 생활을 했던 최지만에게 같은 언어, 같은 문화를 공유하는 한국 선수들과 함께 땀 흘리는 건 이제 기억 속에서도 흐릿해진 일들이다. “한국 선수들과 같이 운동한 게 벌써 10년이 지났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지 외로운 게 항상 있더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던 이유다.
지난해 열린 프리미어12 때도 꾸준히 출전 의사를 밝혔다. 당시 김경문 감독이 러브콜을 보내 대표팀 영입 의사를 드러냈지만 여러 이유로 출전이 불발됐다. 아쉬움을 달래기 위해 고국을 찾아 관중석에서 직접 경기를 관람했는데, 수많은 국내 팬들에게 둘러싸여 뜻하지 않은 미니 팬 사인회를 열기도 했다. 당시 최지만은 “국제 대회는 매 순간, 어떻게든 나가고 싶다. 종목 상관없이 선수라면 국가대표를 하고 싶어하는 게 당연하다”라며 “나도 그 영광을 안고 싶은데 아직 이루지 못해 여전히 아쉽다”고 말하기도 했다.
두 번째 풀타임 시즌을 앞둔 지금도 ‘국가대표’는 여전히 최지만의 버킷리스트 중 하나다. 꼭 올림픽 출전이 아니더라도 대표팀 한 축을 맡을 수 있다면 더할 나위 없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탬파베이를 비롯해 대부분 ML 구단들은 훈련 시설을 폐쇄하고, 모든 일정을 전면 중단했다. 메이저리그뿐 아니라 2020년 7월 개최 예정이던 도쿄올림픽까지 내년으로 연기된 상황이다. 도쿄올림픽 111명 예비 엔트리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기대를 모았던 최지만은 “꼭 올림픽 국가대표가 아니어도 선수로서 꼭 해보고 싶은 일이다. 무조건 올림픽을 나가겠다는 게 아니라 그런 부분을 어필했던 것”이라며 “프리미어12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등 국제대회에선 늘 국가대표를 해보고 싶었다”고 간절함을 드러냈다.
“FA(프리에이전트)로 팀을 옮길 때마다 계약할 때 ‘국가대표 출전 허락’ 등을 요청한다”고 설명할 정도로 태극마크에 대한 의지는 늘 가득하다. 다행히 탬파베이에서도 최지만의 선택과 꿈을 전폭 지지해주고 있다. 그는 “프리미어12 때도 소속팀은 내가 대표팀 출전 의사를 밝혔을 때 흔쾌히 승낙해주더라. 아시아게임 때부터 늘 이런 걸 어필해왔기 때문에 팀에선 항상 ‘오케이’를 외쳤었다”고 고마움을 표현했다.
younwy@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