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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부시에 위치한 ‘KT경기중앙빌딩’ 전경. 의정부=김민규기자 kmg@sportsseoul.com

[의정부=스포츠서울 김민규기자]28일 경기도 의정부시에 위치한 KT경기중앙빌딩에 직접 가봤다. 심각한 누수와 곰팡이 등 열악한 환경 속에서 KT 업무지원단 경기지원 1팀 직원들이 근무하는 곳이다. 지은지 약 55년이 지난 낙후된 건물로 4층 건물의 유일한 세입자는 1팀 직원 6명 뿐이다.

KT경기중앙빌딩 입구로 들어서자마자 퀘퀘한 곰팡이 냄새가 엄습해왔다. 마스크를 썼음에도 역겨운 냄새가 코끝을 자극했다. 이날 만난 KT 경기지원 1팀 직원 A씨와 오석훈 경기지원 1팀 조장은 “심각하지 않나? 올라가면 더 심각하다. 따라와보라”며 손짓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이들의 사무실이 있는 3층을 지나 4층으로 올라갔다. 4층에 들어서자 역겨움과 함께 코를 찌르는 냄새가 더 심해졌고 충격적인 장면이 펼쳐졌다. 이곳저곳 무너져 내린 천장사이로 물이 뚝뚝 떨어졌고 한쪽 귀퉁이에는 천장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기 위해 물통 여러 개를 받쳐놓은 상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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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지원 1팀 직원들이 근무하는 사무실 바로 위층에선 옥상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고 있었고, 바닥에는 임시로 비닐을 깔아 놓은 모습.  의정부=김민규기자 kmg@sportsseoul.com

바닥 콘크리트 역시 누수로 인해 부식된 탓인지 물컹했다. 벽은 시커먼 곰팡이로 가득했다. 사무실 바로 위라는 곳은 상황이 더 심각했다. 옥상에서 떨어진 물로 바닥의 콘크리트는 진흙이 된 상태였다. 이곳저곳을 살피며 사진을 찍는 도중에 무언가 검은색 물체가 휙 지나갔다. A씨는 “이곳에 처음 왔을 때 쥐 십여 마리가 몰려 있었다. 곰팡이에, 쥐에 이런 곳에서 일을 하라는 게 상식적인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자리를 옮겨 옥상으로 올라갔다. 역시나 옥상 바닥에는 물이 가득 차 있었다. 오 조장은 “배수도 안 되는 상태에서 콘크리트마저 썩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옥상에서 나오자 간이 칸막이가 설치된 곳이 눈에 띄었다. 그는 “이곳이 직원들 샤워시설이라고 만들어 준 것이다. 옷 갈아입을 공간도 없고 샤워기도 몇 년이 지난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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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경기중앙빌딩 옥상 한켠에 물이 가득한 모습.  의정부=김민규기자 kmg@sportsseoul.com

1층으로 내려오는 도중 조영준 경기지원 1팀장을 만나 상황이 이렇게 심각한데 회사 측에 사무실 이전 등을 강력히 요구하지 않은 이유를 물었다. 조 팀장은 “보수를 하려고 한다”고 짧게 답했다. 이어 출입기록 작성을 놓고 직원들 간 실랑이가 벌어졌다. 조 팀장이 기자에게 출입기록 작성을 요구해 곧바로 작성해서 건넸다. 기자의 팔을 잡아채면서 나가지 못하게 막던 조 팀장은 강력하게 항의하자 사과하더니 건물을 안내해준 오 조장에게 화살을 돌렸다. 그는 “동두천에 있어야 할 사람이 왜 여기 있느냐”고 신경질적으로 물었고 오 조장은 “동두천 일을 다 끝내고 점심시간에 밥 먹으러 왔다. 그쪽에 밥 먹을 곳이 마땅치가 않다. 알고 있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조 팀장은 “알았다”며 사무실로 올라갔다. 오 조장은 “이 건물 어디에도 제대로 쉴 곳이 없다. 다른 사무실엔 회사 식당도 있지만 이곳은 없다. 점심식사 후 쉴 곳이 없어 차에서 쉬곤 한다. 곰팡이 가득한 사무실에 쉴 곳조차 없는 게 이곳 직원들의 현실”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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