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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이지은기자] 개인 최다 홈런(6개) 타이를 35경기 만에 세웠다. 올 시즌 이정후(22·키움)의 진화는 어디까지일까.
이정후의 홈런 페이스가 심상치 않다. 지난 13일 NC전에서 4회 장현식을 상대해 우월 투런포를 때려냈는데, 올 시즌 출전한 35번째 경기에서 나온 6호 홈런이었다. 2017년 데뷔 시즌 홈런 2개를 기록했던 이정후는 2018~2019시즌 각 6홈런을 때려냈다. 시즌이 약 24.3% 진행된 시점에서 벌써 자신의 시즌 최다 홈런 타이기록을 세웠다.
2017년 넥센(현 키움) 1차 지명으로 데뷔한 이정후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50)과 부자 관계로 먼저 주목을 받았다. 프로 첫해 변화구 적응에 고전하는 여느 신인들과는 달리 타율 0.324 47타점 111득점으로 뛰어난 성적표를 써내며 신인왕을 차지했다. ‘소포모어(2년 차) 징크스’도 뛰어넘어 3년 차까지 꾸준히 성장해 리그 간판타자로 올라섰다. 이 기간 KBO리그는 극심한 타고투저로 홈런의 시대를 맞았지만, 이정후의 스타일은 콘택트 능력에 강점을 지닌 ‘교타자’에 가까웠다. 지난 3년간 전체 1772타석 중 테이블세터로 들어선 게 82.1%(1456타석)에 달한다.
‘장타자’로 변신을 의도한 건 아니다. 이정후는 여전히 “내겐 라인드라이브성 타구의 스피드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변화 요인은 복합적이다. 지난 4년 동안 꾸준한 벌크업을 통해 체중과 근육량을 동시에 늘려오며 파워가 생겼다. 여기에 비시즌 스프링캠프부터 내내 히팅 포인트를 앞으로 가져가려던 노력이 맞아떨어졌다. 키움 지휘봉을 새로 잡은 손혁 감독은 올 시즌 이정후를 3번타자로 고정했다. 올해 규정타석을 채운 타자 중 이정후의 장타율(0.627)은 리그 4위에 달한다.
현재 페이스대로라면 20홈런 이상도 충분히 바라볼 수 있다. 지난 시즌 10개 구단을 통틀어 11명밖에 나오지 않은 기록이다. 저반발 공인구 도입 2년 차, 진화를 마친 이정후가 리그 대표 ‘거포’로 거듭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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