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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안은재 인턴기자]전 소속팀의 가혹행위로 극단적 선택을 한 트라이애슬론 여자 국가대표 최숙현(23)의 피해 녹취록이 공개돼 충격을 주고 있다.
1일 YTN은 지난달 26일 부산의 숙소에서 사망한 고(故) 최숙현이 모은 수년간의 피해 녹취록을 공개했다. 유족 측은 고인이 전 소속팀 경주시청의 감독과 팀 닥터, 일부 선배들에게 상습 폭행과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공개된 녹취록에서는 경주시청 철인3종 팀 관계자로 추정되는 A씨가 “운동을 두 탕하고 밥을 한 끼도 안 먹고 왔는데 쪄 있잖아. 88㎏일 때 너는 무슨 생각을 했니?”라며 폭언을 퍼붓는 장면이 담겼다.
최 선수가 “물을 너무 많이 마셨다고…”라고 답하자 A씨는 “네 탓이잖아? 3일 굶자! 오케이? 잘못했을 때 굶고 책임지기로 했잖아? 이리 와, 이빨 깨물어!(찰싹) 야! 커튼 쳐. 내일부터 너 뚱한 표정 보인다 하면 넌 가만 안 둔다. 알았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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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유족 측은 체중이 늘자 빵 20만 원 어치를 억지로 먹게 해 먹고 토하게 한 일도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같은 가혹행위의 내용은 고인의 훈련일지에도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최숙현은 훈련일지에 ‘비 오는 날 먼지 나게 맞았다’, ‘체중 다 뺐는데도 욕은 여전하다’고 적었으며 ‘차에 치이든, 강도가 찌르든 죽어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수백 번 머릿속에 맴돈다’는 등 극단적인 고통을 표현했다.
그의 지인은 최숙현이 겪은 성희롱 피해도 밝혔다. 지인은 “트랜스젠더 닮았다, 남자 많이 만난다는 식으로 비하하기도 해 (최숙현이) 대인기피증이 왔다. 일상생활이 어려운 수준까지 갔었다”라고 전했다.
한편 최숙현의 극단적 선택에 대한철인3종협회와 대한체육회는 1일 성명서를 통해 빠르고 엄중한 조치를 약속했다.
또 최숙현이 극단적 선택 전 여러 기관에 도움을 요청했으나 외면받았다는 것과 관련, 클린스포츠센터와 경북체육회 등 관계 기관의 감사와 조사도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eunjae@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