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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최숙현이 마지막으로 엄마에게 남긴 메시지. 제공|이용 의원실

[스포츠서울 이용수기자]“(최)숙현이의 고통에 수십배, 수백배로 돌려받도록 처벌 받아야 한다.”

아끼는 딸을 떠나보낸 아버지의 마음은 찢어졌다. 고(故) 최숙현의 부친의 음성에서 딸의 한을 대신 풀어주고 싶은 마음이 오롯이 전해졌다. 故 최숙현 측은 지난 2월 가혹행위를 가한 소속팀 경주시청 감독과 팀 닥터로 불리는 운동처방사, 선수 2명 등을 경찰에 고소했다. 故 최숙현은 이후에도 각 책임 기관에 피해 사실을 알렸으나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다. 그가 극단적인 선택을 내리기 전날인 지난달 25일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도 진정을 제기했으나 달라지는 것 없는 상황을 비관해 세상을 등졌다.

사랑하는 딸의 가혹행위 피해 사실만으로도 가슴 아팠을 부친이다. 그는 그간 딸이 피해 당한 내용을 모두 들으며 분노를 금치 못했다. 무엇보다 그의 분노는 경주시청의 에이스인 A 선수를 향했다. 故 최숙현의 부친은 “A 선수의 권한이 감독보다 높다는 것은 선수들 사이에서 공공연한 사실이다. ‘A공화국’이라고 불릴 정도”라며 “마음에 안 드는 선수들은 데리고 와서 남자 후배들을 시켜 가혹행위를 하는 등 스트레스 푸는 대상이었다”고 폭로했다. 고인의 부친은 “곧 밝혀질 것”이라며 “A의 악행이 만천하에 알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감독 위에 있던 A 선수의 말은 곧 법이나 다름없었다. 심지어 A 선수 외 동료 및 후배들이 참가할 필요가 없는 개인적인 대회에도 사비를 들여 참가해야 했다. 고인의 부친은 “아무 의미 없는 대회에 선수들을 끌고 다녀서 돈만 지출하게 했다. 이 때문에 팀 소속으로 돈 번 선수들이 없을 것”이라며 “심지어 본인이 메달을 따면 후배들에게 휴대전화까지 바꿔달라며 괴롭혔다고 하더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故 최숙현의 부친은 딸의 한을 풀기 위해 A 선수를 향한 법적 대응을 멈추지 않을 생각이다. 그는 “앞으로 지도자로 성장할 확률이 많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지도자 밑에서 어떤 선수가 나오겠느냐. 똑같은 사람이 나올 것”이라면서 “우리 딸이 당한 것에 백배, 천배의 고통을 받아야 한다. 숙현이에게 무릎 꿇고 진심으로 사과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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