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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최숙현 선수와 경주시청 트라이애슬론팀에서 선수 생활을 한 동료들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트라이애슬론 국가대표 최숙현을 죽음으로 몰고간 상습폭력과 팀내 괴롭힘만큼이나 그를 힘들게 한건, 자신의 문제제기가 아무런 힘이 없을 것이라는 절망이었다.

이에 최숙현의 폭행신고를 받고 초동수사를 맡았던 경주경찰서에 대해 내부 감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최숙현의 동료들은 앞서 지난 6일 국회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경찰이 수사를 축소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7일 “경북지방경찰청장 지시로 오늘 감찰을 시작할 것이다. 경주경찰서의 초동수사 과정 등에 문제가 있었는지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아직 경찰 조사에 잘못된 부분이 있었는지 확인된 바 없지만, 최 선수가 숨진 이후 다른 얘기들이 나오니 실상을 정확히 파악하겠다. 징계를 염두에 둔 감찰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최숙현의 동료들은 지난 3월 최숙현이 전 소속팀인 경주시청 김규봉 감독과 선배, 팀닥터(운동처방사) 등을 고소하는 과정에서 경찰이 수사를 축소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관련 수사가 시작되자 경찰서에서 참고인 조사 등을 받았다.

이들은 “경주경찰서 참고인 조사에서 담당 수사관이 최숙현이 신고한 내용이 아닌 자극적인 진술을 더 보탤 수 없다며 일부 진술을 삭제했다. 벌금 20만∼30만원에 그칠 것이라며 ‘고소하지 않을 거면 말하지 말라’고 하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서 경주경찰서는 지난 3월 초 최 선수가 김규봉 경주시청 감독 등을 고소한 사건을 맡아 5월 29일 김 감독에게 아동복지법 위반·강요·사기·폭행 혐의를, 운동처방사와 선배 선수 2명에게 폭행 혐의를 각각 적용해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다.

최 선수는 지난달 26일 0시 27분께 “엄마 사랑해. 그 사람들 죄를 밝혀줘”라는 SNS 메시지를 남긴 채 세상을 등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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