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김성욱의 홈런 반기는 이동욱 감독
NC 이동욱 감독(왼쪽)이 9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SK와 NC의 경기 4회초 1사 SK 선발 핀토를 상대로 솔로 홈런을 친 김성욱을 맞이하고 있다. 2020. 7. 9. 인천 |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잠실=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칭찬하는 기사 많이 내주십쇼.”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는 책이 있다. 칭찬이 조직과 가정 등 많은 인간관계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오며 칭찬이 구성원들로 하여금 긍정적인 힘을 내는 데 집중할 수 있게 만든다는 내용이다. 최근 NC 이동욱 감독과 외야수 김성욱(27)이 그렇다. 사령탑은 이례적으로 취재진에 김성욱을 칭찬하는 기사를 부탁했고 김성욱은 이에 화답하듯 연일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NC 이동욱 감독은 지난 10일 잠실 LG전을 앞두고 취재진 브리핑 중 외야수 김성욱(27)에 대해 “성욱이처럼 백업 선수들의 활약도 주목해주셨으면 좋겠다. 전날 4안타를 쳤는데 생각보다 기사가 많이 나오지 않은 것 같다”며 “144경기 베스트9이 항상 나갈 수 없다. 로테이션을 도는 선수들이 팀에 힘을 불어넣어주면 팀이 더 잘 돌아간다. 김성욱, 김태진, 김찬형, 김태군이 치는 안타 하나하나가 의미가 굉장히 크다. 성욱이 칭찬하는 기사도 많이 내달라”고 말했다.

그리고 김성욱은 마치 이 감독의 얘기를 직접 들은 듯 고래처럼 춤추며 그라운드를 지배하고 있다. 지난 9일 문학 SK전 4안타를 발판 삼아 10일 잠실 LG전에서는 4타수 2안타 2타점, 11일 잠실 LG전 또한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펄펄 날았다. 특히 11일에는 8회초 동점 투런포를 쏘아 올리며 팀 패배를 막았다. 잘 나가는 팀이 그렇듯 NC 또한 김성욱을 포함해 매일 주인공이 바뀌고 고공질주를 이어간다.

사실 처음 있는 일은 아니다. 김성욱은 5년 전부터 1군 무대를 밟으며 이따금씩 괴력을 발휘했다. 장타력과 스피드, 강한 어깨를 두루 펼쳐보이며 5툴 플레이어로서 가능성을 비췄다. 하지만 기복이 있었다. 타석에서 자신 만의 장점을 파악하고 타격 메커닉을 찾는 데 적지않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 “NC가 우승할 때 김성욱이 그 중심에 있을 것”으로 전망한 지도자도 있었는데 좀처럼 알을 깨고 나오지 못한다. 이 감독은 “이제는 성욱이가 깨고 나와야 한다. 성욱이도 부단히 노력하고 준비했는데 안 되니까 속상했을 것이다. 결국 프로는 이겨내야 한다. 계기가 됐으니까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김성욱에게 재차 힘을 불어넣었다.

[포토] 김성욱, 3회 동점 만드는 적시2루타
2020 KBO리그 LG 트윈스와 NC 다이노스의 경기가 지난 10일 잠실야구장에서 열렸다. NC 김성욱이 3회초 무사1,3루 1타점 2루타를 치고 있다. 잠실 |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김성욱의 활약은 이 감독과 NC의 야구를 한층 더 강하게 만들 수 있다. 외야 세 자리가 모두 가능한 수비력과 장타력을 고려하면 김성욱이 야수진에서 또하나의 만능키가 될 수 있다는 얘기다. 상하위타선을 오가면서 꾸준히 홈런포를 쏘아 올리는 애런 알테어와 비슷한 역할을 김성욱에게 기대해볼만 하다.

이 감독은 뎁스가 곧 우승을 향한 지름길이라고 믿는다. 그래서 늘 라인업에 변화를 준다. 포수진을 포함해 모든 포지션에 있어 두 세 번째 선수들의 영역을 넓힌다. 이러한 과정 속에서 강진성이 도약했고 캠프에서 주전 외야수 경쟁을 했던 권희동도 꾸준히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김성욱이 정말 알을 깨고 나온다면 이 감독은 라인업을 작성할 때마다 ‘행복한 고민’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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