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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실=스포츠서울 윤소윤기자] 두산 필승조가 개편에 나선다.
70경기를 돌파한 현재 우승 후보 두산의 최대 고민은 ‘불펜’이다. 지난달 21일 연패 기점이었던 키움전을 시작으로 뒷문이 완전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3.97이었던 구원진 평균 자책점은 7점대까지 치솟았고 31일부터 시작된 NC와 주말 3연전에서 2경기를 연장으로 치르며 체력 소모가 극에 달했다. 설상가상 가장 믿을만한 자원이었던 함덕주(24)가 6일 왼쪽 팔꿈치에 이상을 느껴 전력에서 이탈했다. 우선은 엔트리에서만 제외됐으나 7일 병원 검진 후 부상자 명단(IL)에 등재할 예정이다.
두산으로서도 타격이 작지 않다. 6일 잠실 삼성전을 앞둔 김태형 감독은 “NC전 이후 함덕주가 공 던지는 모습에 힘이 들어가 있는 게 보였다”며 걱정을 표하기도 했다. 올시즌 함덕주는 이형범이 급격한 초반 슬럼프에 빠지며 2군에 가있는 동안 임시 마무리를 맡아 기대 이상의 활약을 했다. 이날까지 28경기 3승(1패) 2홀드 10세이브를 기록했고, 불펜의 대체 불가 자원으로 우뚝 섰다. 단순한 부상 이탈 그 이상인 이유다.
어쨌든 시즌은 치러야 한다. 큰 공백이 생긴 상황에서 김 감독은 고민 끝에 필승조 전력을 재배치하기로 결정했다. 기복없이 제 몫을 해줬던 박치국과 이현승을 핵심 필승조로 고정하고, 허리 역할을 했던 홍건희를 임시 마무리로 기용할 예정이다. 김 감독은 “현 상황에서는 (홍)건희를 맨 뒷쪽으로 넣는 걸 생각 중이다. 그 앞에 박치국과 이현승을 배치할 예정이다”라며 “승부를 일찍 봐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 오면 홍건희를 일찍 투입하고 후반부에 박치국과 이현승을 넣을 수도 있다”고 다양한 기용법을 밝혔다.
두산은 함덕주 대신 지난해 필승조 전력이었던 윤명준을 다시 불러들였다. 이 외에도 파이어볼러 채지선과 김강률, 김민규 등이 불펜에서 고루 활약할 예정이다. 모든 팀들이 같은 어려움에 직면한 만큼 김 감독은 우려 대신 정면 돌파를 택했다. “여기까지 잘 왔다. 잘하면 좋은 거고 컨디션이 안 좋을 수는 있지만 그래도 해야한다”며 간결한 각오를 다졌다. 이어 “홍건희가 최근 3경기 내내 등판하긴 했지만, 나머지 선수들은 무리하고 있지 않다. 마운드 운영이 어려울 수는 있으나 우리 선수들이 다 잘하고 있다”라며 굳은 신뢰를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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