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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장강훈기자] ‘고난의 행군’으로 불리는 2연전 체제는 기본 전력이 좋은 팀이 웃었다. 한여름밤의 순위 레이스에서 늘 승자가 됐던 두산의 기세가 올해도 이어질지 관심이 모인다.
KBO리그가 현장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2연전 체제를 시작한다. 2연전은 하루 걸러 하루 이동해야 해 특히 지방팀의 원성을 사고 있다. KIA 롯데 NC 등 상대적으로 이동거리가 긴 팀들이 불리하다는 지적이 많다. 그러나 스포츠서울이 10개구단 체제에서 치른 2연전 결과(잔여경기 일정 제외)를 모아보니 이동 거리가 가장 많은 팀들이 비교적 선전한 것으로 집계돼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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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팀도 기본기 강해야 유리
10개구단 체제에서 2연전에 가장 강한 팀은 두산이다. 특히 통합우승을 따낸 2016년에는 여름 2연전 레이스에서만 26승(8패)을 따내는 가파른 페이스로 절대강자라는 것을 입증했다. 총 165경기를 치러 10개구단 중 유일하게 100승 이상(104승)을 따내, 2연전 체제에서만 승률이 0.634에 달한다. 상대적으로 시원한 고척 스카이돔을 홈으로 쓰는 키움도 2연전 체제 강자로 자리매김했다. 키움은 넥센시절을 포함해 2015년부터 5년간 2연전 체제에서 92승(2무 74패)을 따내 승률 0.554를 기록했다. 강력한 불펜과 빠른 야수진을 바탕으로 또 하나의 ‘화수분 야구’를 추구한 탄탄한 전력이 여름 레이스에서 힘을 발휘한 것으로 풀이된다. 상대적으로 선수층이 얇고, 주축 선수들의 체력이 약한 편인 SK와 LG, KT 등이 중하위권으로 떨어진 게 눈에 띈다. 특히 KT는 매년 승률 5할을 넘기지 못하다가 지난해 16승 15패로 선전했다. 반면 ‘여름성’으로 불리던 삼성은 2017년부터 3연속시즌 승률 5할 아래로 떨어져 주축 선수들이 줄줄이 이탈한 후유증을 극복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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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거리 ‘3대장’ 올해도 스마일?
냉정하게 따져보면 2연전 체제에서 가장 이동거리가 긴 팀은 KIA다. 8개구단 체제에서는 롯데의 이동거리가 가장 길었지만, NC가 등장한 이후 오히려 KIA가 1위에 올랐다. 지난 2018년에는 8월에만 1504㎞를 달려 643㎞를 이동하는데 그친 두산의 두 배 이상 고속도로를 달렸다. 올해는 그나마 나은 편인데, 잠실에서 2연전을 시작해 광주, 고척, 잠실, 문학으로 이어지는 수도권 투어가 잡혀있다. NC는 정규시즌 때에는 장거리 이동팀 중 하나이지만, 올해는 창원 6연전만 두 번 잡혀있어 원정에 따른 체력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을 전망이다. 롯데도 사직에서 두산과 2연전을 시작한 뒤 잠실-대구를 거쳐 홈에서 4경기를 치른다. 이후 수원 원정을 다녀온 뒤 다시 홈에서 5경기(더블헤더 포함)를 치르는 식이라 나쁘다고 보기 어렵다. 재미있는 점은 NC와 롯데, KIA는 2015년 이후 2연전 체제에서 승률 상위 5위 이내에 이름을 올렸다. 이동거리가 반드시 순위 경쟁에 악영향을 끼치지 않는다는 점에서 올해도 함박 웃음을 지을 수 있을지 눈길이 모인다.
zzang@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