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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스포츠서울 정다워기자] ‘펩태완’ 김태완 상주 상무 감독이 전북 현대를 상대로 의미 있는 결과를 얻었다.

김 감독이 이끄는 상주는 23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전북과의 K리그1 17라운드 경기에서 1-2로 패했다. 승점 획득에 실패하긴 했지만 나름의 성과는 있었다. 가장 큰 소득은 새로운 선수들의 발견이다. 상주는 이달 강상우와 한석종, 이찬동, 김대중, 류승우, 진성욱 등 6명의 선수들을 떠나 보낸다. 전력의 핵심인 이들이 만기 전역하면 팀의 뼈대를 새로 짜야 하는데 김 감독은 전북전을 통해 많은 힌트를 얻었다.

22세 이하 카드인 오현규는 이날 전북을 상대로 K리그 데뷔골을 터뜨렸다. 최전방에서 위협적인 움직임으로 전북 수비진을 흔들었고, 골까지 뽑아내며 활약을 예고했다. 여기에 강지훈, 이동수, 김민혁, 박동진 등 아직 상주에서 적응기를 보내는 선수들도 좋은 활약을 펼쳤다. 권경원을 중심으로 하는 수비의 짜임새도 좋았다. 포백과 스리백을 오가며 단단한 수비를 펼쳤다. 2골을 내주기는 했지만 구스타보를 적절하게 막아내며 통제하는 모습이었다. 김 감독도 “전북전 준비를 많이 못했는데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잘해줬다. 오현규는 골도 넣었다”라면서 “패했지만 리그 운영에 도움이 될 것 같다. 희망적으로 본다”라고 말했다.

제자들을 배려한 가운데 얻은 성과라는 점에서 의미도 크다. 이날 김 감독은 한석종, 강상우 같은 키플레이어를 명단에서 제외했다. 출전시킬 수도 있었지만 김 감독은 전역을 앞둔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으로 원 소속팀에 복귀해 활약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김 감독은 “강상우 한석종 등은 지금 상황에서 경기에 뛰고 부상 당하면 피해를 줄 것 같아 뺐다”라고 말했다. 반대로 이찬동은 스스로 뛰겠다는 의사를 드러냈고, 김 감독도 선수 의견을 존중했다. 그는 “이찬동은 최근에 몸이 많이 올라온 상태다. 체력적으로 준비가 돼 있다고 생각했다. 스스로 뛰기를 강력하게 원했다”라고 설명했다.

상주는 김천 연고이전으로 인해 올시즌 강등이 확정됐다. 다음 시즌에는 무조건 2부리그에서 뛴다. 자칫 선수들이 느슨해질 수도 있지만 오히려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상주는 현재 승점 28을 기록하며 리그 3위에 올라 있다. 김 감독은 적절한 동기부여와 전술 완성도를 앞세워 K리그1에서의 마지막 시즌을 화려하게 보내고 있다. 전북전만 보면 앞으로도 쉽게 순위표에서 내려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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