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서울 야구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 탓에 외줄타기 하듯 아슬아슬하게 치른 KBO리그도 어느덧 팀당 100경기 돌파를 향해 달려가고 있습니다. 서울 세팀은 가을잔치 희망을 한껏 키우고 있고요, ‘막내’ KT도 5강행 티켓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습니다. 덕분에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순위싸움이 ‘집관’ 팬들의 이목을 끌고 있죠. 여름레이스에 임하는 각 팀의 뒷얘기, 함께 들어볼까요. <편집자주>
[포토]
LG 양석환. 최승섭기자 thunder@sportsseoul.com
◇“현역이 18방과 맞먹는다고?”

지난달 28일 LG에 반가운 얼굴이 합류했습니다. 양석환이 상무 복무를 마치고 복귀했는데요. LG 류중일 감독도 양석환을 반기며 곧바로 6번 타자 3루수로 라인업에 넣었습니다. 그러면서 류 감독은 “확실히 남이 간 군대는 빠르다. 엊그제 입대한 것 같은데 벌써 전역했다”고 미소짓더니 요즘 현역은 군복무 기간이 18개월이라는 말에 “뭐라고요? 18개월 밖에 안 된다고요?”라며 깜짝 놀라는 표정을 지었습니다. 이어 류 감독은 “나도 군복무를 18개월했다. 속칭 ‘18방’(18개월 복무 후 소집해제)이었고 당시에는 프로야구도 뛰었다”면서 과거를 돌아봤습니다. 실제로 류 감독은 현역시절이었던 방위로 군복무를 하면서 삼성 대구 홈경기에는 출장했지요. 당시만 해도 18개월 방위를 ‘장군의 아들’로 부를 만큼 부러워했어요.

◇위치를 바꿨더니 신뢰가 듬뿍

올해도 KT의 반전은 불펜 안정과 함께 찾아왔습니다. 사령탑 이강철 감독 또한 김재윤을 향해 “이제는 진짜 믿음이 갑니다”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습니다. 김재윤의 활약 비결은 바뀐 투구판 위치 덕분이에요. 이전처럼 1루쪽을 밟는 게 아닌 3루쪽을 밟고 공을 던지면서 구위와 제구가 두루 향상됐습니다. 김재윤은 8월 한 달 동안 평균자책점 0.68로 활약했고 KT는 지난 19일부터 5위 자리를 사수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아쉽게 놓쳤던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이 눈앞으로 다가온 KT 입니다. 반면 지난해 마무리투수 이대은은 2군에서도 구위를 회복하지 못하며 1군 복귀 일정은 여전히 미정입니다.

[포토]KT 김재윤, SK전 1이닝 무실점 시즌 4세이브
KT 김재윤(오른쪽)이 18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SK와 롯데의 경기 9회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승리를 지켜낸 뒤 포수 장성우와 하이파이브를 하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oul.com
◇ 곰들의 꿈(?)은 이루어 진다

두산이 파격적인 보직 변경을 단행했습니다. 선발 이영하와 마무리 함덕주의 포지션을 맞바꿨는데요. 사실 보직 변경을 향한 두 선수의 어필은 오래전부터 이어져 왔다고 해요. 이영하는 선수 생활을 시작했을 때부터 마무리 투수 욕심이 강했고, 함덕주도 선발로 뛰고 싶다는 의지를 자주 피력해왔습니다. 그러나 김태형 감독은 ‘어린’ 토종 선발, 150㎞에 달하는 패스트볼 등의 강점을 높게 평가해 이영하가 ‘선발’ 자리를 지키길 바랐습니다. 그래서인지 이영하도 마무리 보직 변경 요청을 위해 김 감독의 눈치를 수도 없이 봤다고 해요. 다행히 직접 면담을 요청해 원하는 것(?)을 이뤄냈습니다. 함덕주도 마침내 오랜 선발 꿈을 위한 첫발을 뗐어요. 최근 라이브피칭을 실시했고 총 60개의 공을 던지면서 컨디션 체크에 나섰습니다. 두 선수의 욕심이 단순 욕심에 그치지 않기 위해선 뱉은 말에 책임을 져야겠죠?

[포토]불펜 전환 두산 이영하, 1이닝 무실점으로 LG전 마무리
두산 이영하가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KBO리그 LG와 두산의 경기 9회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아낸 뒤 포수 박세혁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박진업기자 upandup@sportsseoul.com

◇김해고 김유성, 학폭으로 프로의 길 스스로 걷어차

지난주 NC가 1차 지명한 김해고 김유성의 학폭논란이 불거지며 한차례 거센 폭풍이 몰아쳤습니다. 결국 NC의 전격적인 지명 철회로 사태는 일단락됐죠. 이 과정에서 NC 스카우트가 피해학생 모친에게 연락해 “뭘 원하느냐”라는식으로 와전돼 사건을 더 키웠죠. 당시 NC 스카우트는, 피해자가 가해자의 연락을 피하자 메신저 역할을 하며 “어떻게 해드리면 되는지, 가해자 부모가 사과를 하고 싶다” 등의 의사를 전달했다고 하네요. 같은 말이라도 하는 사람과 듣는 사람은 다르게 해석할 수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오해로 번진거죠. 어쨌든 피해자는 지난 학폭에 다시 고통받았고 김유성도 중학교시절 저지른 폭력으로 프로입문의 길이 막혔습니다. NC는 1차 지명권을 날렸고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모두가 피해를 받고 피해를 준 꼴이 됐습니다. 물론 이 사태의 1차 원인은 김유성의 학폭이라는데는 이견이 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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