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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대한축구협회(KFA)는 코로나19 여파로 올해 모든 A매치가 취소돼 관련 수익만 200억원 가까운 손실이 발생했다. 여기에 공식 후원사 11개 업체에서 지원받는 350억원 안팎의 후원금도 A매치를 통한 광고 노출이 막히면서 뒤엉킨 상황이다.
당장 재정에 적신호가 켜진 것도 우려가 큰 데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A대표팀이 아무런 미래지향적 행보를 그리지 못하는 것도 답답하다. 당장 축구의 본고장인 유럽만 해도 네이션스리그를 통해 국가대항전을 재개, 대부분 국가가 A매치를 소화하고 있다. 그러나 아시아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하고 국가간 대응 정책이 달라 하늘길을 오가는 게 쉽지 않다. 최근 이런 흐름을 틈 타 비유럽 국가가 아예 유럽으로 건너가 원정 A매치를 계획하고 있다. 특히 대표팀 주력 요원이 유럽 리그에서 활동하는 국가라면 추진해볼만 하다. 리그와 보건·외교 당국 협의로 자가격리 의무 면제가 가능한 리그가 다수 있다. 또 PCR(유전자 증폭)검사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으면 단기간 내에 팀에 합류할 수 있는 리그도 있다.
이웃나라 일본도 이 대열에 편승했다. ‘닛칸스포츠’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일본축구협회(JFA)는 10~11월 두달간 유럽에서 평가전을 치르기로 가닥을 잡고 상대를 물색 중이다. 네이션스리그 일정으로 유럽 강호와 대전을 어렵더라도 현지에서 조율이 가능한 상대를 찾고 있다. 그 중 11월 네덜란드 원정을 계획중인 북중미 강호 멕시코와 중립 지역에서 평가전을 치르는 안을 계획 중이다. JFA는 플랜B로 모리야스 하지메 감독을 유럽 현지로 두달 간 보내 유럽파 경기를 관전하고, A매치 기간 ‘유럽파로만’ 대표팀을 꾸려 소집 훈련하는 것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다면 ‘벤투호’ 상황은 어떠할까. 이달 계획했던 올림픽 대표팀 ‘김학범호’와 스페셜 매치 2연전은 코로나19 확진자 증가로 취소했다. 애초 KFA에서는 ‘10월 잠정 연기’로 발표했으나 사실 기약이 없다. 이지훈 홍보팀장은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지속 시행 중이고 향후 추이도 가늠하기 어려워서 다시 스페셜 매치 일정을 확정하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일본처럼 코치진만 유럽으로 날아가 유럽파만 소집해 현지에서 A매치를 치르는 것도 쉽지 않다. 이 팀장은 “(일본과 비교해서) 우리는 유럽리그 선수로만 대표팀을 꾸리는 게 현실적으로 어렵다. 우선 골키퍼도 없고 풀백 자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실제 일본만 하더라도 가와시마 에이지(GK·스트라스부르), 히로키 사카이(풀백·마르세유) 등 수비진에 유럽파가 아직 건재하다. 이 팀장은 “유럽을 가려면 주요 포지션에 (아시아 리그 포함) 국내 선수를 일부 데려가야 하는데 11월로 밀린 아시아 챔피언스리그 일정이 명확하지 않아서 추진하기 어렵다. 더구나 (귀국하면) 2주 자가격리를 해야 하지 않느냐”며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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