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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용일기자] 정식 A매치는 아니지만 올림픽팀과 스페셜 매치로 기지개를 켠 국가대표팀 ‘벤투호’가 11월 유럽 원정길에 오른다.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일정이 코로나19 여파로 연말로 밀려난 게 호재로 작용, 벤투호는 ‘완전체’를 구상하고 있다.
대한축구협회(KFA) 관계자는 12일 “국가대표팀이 11월 A매치 2경기를 유럽으로 날아가 치르기로 했다. 장소는 오스트리아가 유력하고 북중미 1개 팀, 중동 1개 팀을 상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정은 현지 시간으로 11월 13일과 17일이다. KFA는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한 번도 A매치를 치르지 못하면서 재정은 물론 각급 대표팀 경기력 증강에 애를 먹고 있다. 그러다가 지난 9일과 12일 벤투호와 올림픽팀 김학범호의 스페셜 매치 2연전으로 모처럼 태극전사끼리 발을 맞추고 실전 감각을 조율하게 했다. 하지만 여기에 그칠 순 없다. 이웃 나라 일본만 하더라도 이달 A매치 기간 네덜란드로 날아가 두 차례 아프리카 팀(카메룬·코트디부아르)과 평가전을 치렀고 11월에도 같은 장소에서 멕시코 등과 A매치가 예정돼 있다.
KFA도 벤투호의 유럽 원정 A매치 성사를 위해 동분서주해왔다. 이번 달 추진이 어려웠던 건 선수 구성 자체에 어려움이 따랐기 때문이다. 국내는 해외에서 입국하면 2주 자가 격리 의무를 지닌다. 한참 K리그가 진행 중이고 애초 AFC가 ACL을 시즌 중에 열기로 하면서 각 구단 차출 협조를 끌어내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했다. 더구나 국제축구연맹(FIFA)에서 선수의 활동 국가가 5일 이상 격리 지침을 내릴 경우 A매치 차출을 거부하도록 뒀다. 일본도 자가 격리 의무가 있으나 유럽에서 A매치를 할 수 있었던 건 ‘올 유럽파’ 선수 구성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반면 벤투호는 공격진과 미드필더진을 제외, 골키퍼를 포함해 수비 자원은 유럽파가 없다. 어쩔 수 없이 K리그를 비롯해 아시아 리그에서 뛰는 선수를 차출해야 한다.
이런 가운데 ACL 동아시아지역 대회가 시즌을 마친 뒤 11월 A매치 이후 카타르에서 열기로 한 건 벤투호에 큰 호재가 됐다. 카타르는 격리 의무가 없다. 대신 대회에 출전하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매일 코로나 검사를 시행하고 있다. 골키퍼 조현우와 홍철, 김태환, 손준호 등 대표팀 수비 지역의 주력으로 뛰는 울산 현대와 전북 현대 소속 선수만 하더라도 유럽에서 A매치를 치른 뒤 곧바로 카타르로 날아갈 수 있다. 비행시간도 짧아 컨디션 관리에 큰 문제가 없다. 자연스럽게 사우디아라비아 리그로 이적한 왼쪽 풀백 김진수(알 나스르)를 비롯해 중동에서 뛰는 선수 차출도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또 ACL에 나서지 않는 다른 K리그 선수도 이미 시즌이 끝났기 때문에 대표팀 부름을 받아도 부담이 없다. 다만 김민재(베이징 궈안), 김영권(감바오사카) 등 다른 동아시아 국가에서 뛰는 선수들은 소속 구단과 협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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