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욱감독1115
NC 이동욱 감독이 15일 고척돔에서 한국시리즈 대비 훈련을 마치고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고척 | 윤세호기자 bng7@sportsseoul.com

[고척=스포츠서울 윤세호기자] 부담스러운 상대임은 분명하다. 하지만 그만큼 철저히 준비했음을 숨기지 않았다. NC 이동욱 감독이 4년 전 기억은 잊고 새 역사를 창조할 것을 다짐했다.

이 감독은 15일 고척돔에서 열린 한국시리즈(KS) 대비 훈련에 앞서 “준비 잘 했다. 청백전을 치렀고 구창모와 라이트 모두 정상적으로 선발 등판하는데 지장이 없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NC 수비코치였던 4년 전 두산과 KS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했던 것을 두고는 “사실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고 미소지으며 “1차전 타격이 침묵했던 것은 기억난다. 이번에는 점수를 낼 수 있을 때는 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냥 자신감만 드러낸 것은 아니었다. 이 감독은 준플레이오프(준PO)와 플레이오프(PO)에서 보여준 두산의 저력부터 인정했다. 그는 “6년 연속 KS에 진출한 팀 다웠다. 두산은 계속 강자의 모습을 이어가고 있다. PO에서 KT도 좋은 팀 모습을 보여줬지만 작은 플레이에서 승패가 결정된 게 아닌가 싶다”면서도 “단순히 타격을 못해서 KT가 졌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역시 큰 경기는 세밀한 부분이 중요하다. 디테일에서 뒤지지 않겠다”고 힘줘 말했다.

키포인트도 뚜렷히 인지하고 있었다. 두산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빠른 투수교체와 좌타자들을 앞세운 정교한 팀플레이로 승리했다. 전력에서 우위를 점했다기 보다는 전략적 우위로 LG와 KT를 꺾었다. 이 감독은 두산이 토종 선발투수 등판시 빠르게 불펜진을 가동한 것을 두고 “두산이 토종 선발을 예고한 경기에서는 그 다음 투수를 고려해 라인업을 짜겠다. 일단 우리 타자들의 컨디션부터 살피겠지만 상대 두 번째 투수도 머릿속에 넣을 것”이라고 밝혔다.

두산 좌타자들에 대해서는 “왼손투수 세 명을 불펜에 배치할 것이다. 김영규, 송정욱, 임정호가 대기한다. 다들 아시듯 임정호가 키플레이어인데 임정호의 등판 타이밍을 신중히 고려하겠다. 처음 왼손 타선과 마주할 때 쓸지, 아니면 그 다음 순서에 등판시킬지 옳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왼손타자에 맞선 왼손투수 투입 시점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가을무대를 점령하고 있는 크리스 플렉센에 대한 대비, 그리고 플렉센처럼 선발과 중간을 오가는 카드도 준비하고 있음을 암시했다. 이 감독은 “지금 플렉센은 가장 좋은 공을 던지는 투수라고 해고 과언이 아니다. 빠른 공을 던지는데 변화구도 좋다. 그래도 공 하나를 공략하면 우리가 승리할 수 있다고 본다”면서 “이번 KS는 이전과 달리 2·2·3으로 진행된다. 첫 4경기까지는 예상대로 선발진을 운용하겠지만 이후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 5, 6, 7차전에 대한 준비도 철저히 하고 있다”고 두산의 변칙에 변칙으로 맞설 수 있음을 예고했다.

마지막으로 이 감독은 먼저 카드를 펼치는 과감한 모습도 보였다. 그는 “1차전에 강진성이 라인업에 들어갈 것이다. 후반기에 타격감이 좀 떨어졌지만 청백전을 치르며 타구가 다시 좋아졌다”며 “다른 선수들은 해온대로 해주면 된다. 알테어도 마찬가지로 하위타순에 넣을 것이다. 양의지 또한 시즌 때 모습만 보여줘도 충분히 우리가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고 정규시즌 9승 7패 우위를 고스란히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bng7@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