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경주퇴역마가 BRT 안정성평가에서 갑자기 튀어오른 풍선에 놀라 감점받고 있다.  제공 | 한국마사회

[스포츠서울 박현진기자]19마리의 경주퇴역마들이 승용마로 살아갈 수 있는 BRT 인증을 받았다.

한국마사회는 지난 24일 경북 영천시 운주산 승마장에서 제7회 경주퇴역 승용마 품평회(BRT-Best Retired Thoroughbred)를 개최했다. BRT 품평회는 은퇴한 경주마들이 승용마로서 제2의 마생을 살아갈 준비가 되었는지 여부를 확인하고 승용마 전환을 응원하기 위한 행사다. 올해는 총 38두의 경주퇴역마들이 참가해 절반인 19두가 BRT인증을 획득했다.

방역 안전을 위해 이번 품평회는 무관중으로 진행됐다. 참가자 및 관계자 전원은 사전문진표를 작성한 뒤 출입구 발열체크 및 소독텐트이용, 마스크 항시착용 등 방역 절차를 준수하며 품평회에 임했다.

올해는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에 비해 출전두수가 약 15% 감소했지만 인증획득 비율은 지난해에 비해 10%가 증가한 50%를 기록했다. 매년 인증률이 높아지며 승용전환 순치교육이 실효성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품평회에 수차례 참여한 심판위원은 “매년 말들의 훈련정도가 높아짐을 느끼지만 특히 이번 품평회에서는 거의 모든 말들이 안전성 평가에서 고득점을 거뒀고 마장마술과 장애물에 대한 순치 수준도 크게 향상됐다”고 평가했다.

한 경주퇴역마가 BRT품평회에서 장애물을 통과하기 위해 점프하고 있다.  제공 | 한국마사회

참가 퇴역마 중에는 2016년 서울경마장에서 열린 SBS한일전 대상경주에서 우승하며 명성을 떨쳤던 경주마 ‘페르디도포머로이’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경주로 은퇴 후 3개월 만에 품평회에 참가한 ‘페르디도포머로이’는 공동2위의 성적을 거두며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페르디도포머로이’의 순치교육을 담당한 운주산 승마조련센터 노경헌 마필트레이너는 “경주마다운 질주본능을 억제하고 속도가 아닌 리듬운동에 익숙해지기 위해 식이요법과 순치운동을 병행했다”며 “무던하고 똑똑한 이 말이 언젠가 회원들을 안전하게 태울 수 있도록 꾸준히 성장시키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품평회 우승은 89점을 획득한 경주퇴역마 ‘스페로’가 차지했다. ‘스페로’는 2018년 스포츠조선배 대상경주 우승을 포함해 25%의 높은 승률을 보였던 1등급 경주마 출신이다. 지난해 5세의 나이로 경주로를 떠나 경기도에 위치한 KJ승마장에 터전을 잡고 ‘진돌이’라는 정감어린 새 이름으로 사랑을 받으며 승용마로 성장해왔다. KJ승마장 고관주 원장은 ‘스페로’에 대해 “고집이 센 말이라 초반엔 힘겨루기도 많이 할 만큼 속을 썩였지만 승용마로 잘 적응하고 있으며 특히 일반 대회에도 출전할 만큼 장애물 점프 능력이 좋다. 더 많은 퇴역경주마들이 승용마로서 제2의 전성기를 누릴 수 있도록 BRT를 포함해 승마저변이 확대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마사회는 마주 등 경주마 관계자들과 함께 경주퇴역마의 활용도를 높여 동물복지 향상과 생활승마 저변확대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며 점차 그 규모를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jin@sportsseou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