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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김선우기자]‘허쉬’ 황정민이 다시 뜨겁게 끓어오르기 시작했다.
지난 12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허쉬’ 2회에서는 매일한국 대표 ‘고인물’ 한준혁(황정민 분)이 기자 인생의 결정적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차가운 현실에 마지막 끈을 놓아버린 인턴 오수연(경수진 분)의 극단적인 선택은 충격과 함께, 한준혁의 식어서 굳어버린 마음에 불씨를 거세게 당겼다.
이날 방송에서 한준혁과 이지수(임윤아 분)의 ‘으르렁’ 관계는 여전했다. 이지수의 제안으로 술자리를 갖게 된 두 사람. 그는 현란한(?) 폭탄주 제조 스킬과 당돌한 ‘팩폭’ 일침으로 한준혁의 혼을 빼놓았다. 자신은 오수연과 달리 ‘안티팬’이라고 고백하며, 오수연에게 건넨 그의 위로에 대해 “기자가 확인된 사실도 아닌 걸 함부로 말하면 안 되죠”라며 쏘아붙였다. 한준혁은 영문도 모르고 얻어맞은 한방에 얼떨떨할 뿐이었다.
하지만 파릇파릇한 인턴들의 꿈과 사회부 수습기자 최경우(정준원 분)의 고군분투는 열정 제로의 한준혁도 움직이게 했다. 채용 비리 특종을 포착한 최경우의 첫 단독에 힘을 실어준 한준혁. 이를 핑계로 편집국장 나성원(손병호 분)은 한준혁을 소환했다. 오랜만에 마주 앉은 두 사람의 식사 자리는 편할 리 없었다. 나국장의 목적은 따로 있었다. “타이틀이 능력이고, 잠재력”이라던 나국장은 인턴 평가에서 점수가 높은 오수연을 정규직으로 전환할 뜻이 없다는 것을 내비쳤다. 예상은 했지만, 눈앞에서 마주한 냉혹한 현실은 씁쓸하기만 했다. “오수연 이름만 도려내”라는 나국장의 지시에 분노할 새도 없이, 바로 옆자리에서 모든 이야기를 들은 인턴들 사이 눈물을 흘리는 오수연을 발견하고 한준혁은 얼어붙고 말았다.
한준혁은 인턴들을 소집했다. 무겁게 내려앉은 분위기 속에 어렵게 입을 열었지만, 자신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곤 “더 뜨겁게 끓었으면 좋겠다”는 말뿐이라는 사실이 그를 더 부끄럽고 미안하게 만들었다. 퇴근 후 김현도(전배수 분) 형사와 만난 한준혁은 제 앞에 놓인 ‘곰탕’을 바라보다 울분을 터뜨렸다. 이에 김형사는 “먹다가 식었으면 다시 끓이든가 해야지”라며, “책임질 수 있는 것만 책임지면 돼”라고 그를 깨우치게 했다. 김형사의 담담한 조언과 따뜻한 곰탕 한 그릇은 한준혁에게 큰 위로가 되었다.
한준혁은 인턴 마지막 날까지 선배 기자를 대신해 당직을 선 오수연을 만나기 위해 매일한국으로 걸음을 돌렸다. 후배들에게 더 이상 부끄러운 기자가 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힘찬 걸음을 떼던 한준혁. 그 순간 믿을 수 없는 장면과 마주했다. 매일한국 건물에서 누군가 추락했고, 그것이 바로 오수연의 마지막 모습이었던 것. 충격과 슬픔에 잠긴 한준혁과 달리 매일한국은 그녀가 기사로 남긴 ‘노 게인, 노 페인’이라는 유서, 그리고 죽음의 이유를 숨기기 급급했다. 무엇보다 또다시 ‘침묵’을 강요하는 나국장의 손짓은 한준혁을 더욱 분노케 했다.
6년 전 나국장의 가짜뉴스에 선배를 잃고, 그 죄책감으로 기자로서의 열정과 사명감도 내려놓았던 한준혁. 진실에 침묵하고 거짓과 타협하는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 불합리한 현실 앞에서도 무력하게 흔들릴 수밖에 없는 한준혁의 모습은 극한의 공감을 자극했다. 고단했던 청춘의 생을 마감한 오수연, 그의 선택은 한준혁의 들끊는 마음에 불을 지폈다. 과연 그가 세상에 남긴 “아무것도 얻으려고 노력하지 않는다면 고통도 없을 것이다”라는 마지막 메시지는 매일한국에 어떤 지각변동을 가져올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주 금, 토요일 오후 11시 방송.
sunwoo617@sportsseoul.com
사진 | JTB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