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두환, 이순자 손잡고 법원 퇴장
지난달 30일 오후 전두환(왼쪽)씨와 이순자 씨가 광주 동구 지산동 광주지방법원을 나서고 있다. 전씨는 5·18 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을 목격했다고 증언한 고(故) 조비오 신부를 회고록에서 비난하고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이날 1심 재판부로부터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 판결을 받았다. 광주|연합뉴스

[스포츠서울 박효실기자] 1980년대 거액의 어음사기 사건에 연루돼 ‘큰손’으로 불린 장영자(76)씨가 전두환씨 아내 이순자(81)씨의 자서전에 허위 내용이 있다고 주장하며 고소한 사건을 경찰이 무혐의로 판단했다.

16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최근 장씨의 명예훼손 고소 사건을 불기소 의견(혐의없음)으로 검찰에 송치했다.

앞서 장씨는 이씨가 2017년 펴낸 자서전 ‘당신은 외롭지 않다’에서 “작은아버지의 처제 장영자가 내 이름을 내세워 남편 이철희씨와 사기 행각을 벌였다”는 취지로 서술해 자신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주장하며 명예훼손 혐의로 이씨를 고소했다.

이씨는 자서전에서 장씨 사건을 거론하며 “장씨 부부가 기업들을 유인하고 안심시키기 위해 최고위층, 특히 청와대의 특별 비호를 받는 듯 위장해왔다”, “나도 생면부지나 다름없는 한 여자의 대담한 사기 행각의 피해자였다” 등의 내용을 적었다.

장씨는 고소장에서 ‘(범행 과정에서) 이씨를 언급한 적이 없다’며 이씨의 자서전에 적힌 내용이 허위사실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장씨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목적으로 자서전을 작성한 것이 아니고 자신이 느낀 점과 생각을 단순히 적은 것으로 명예훼손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의 내용이 없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장영자는 1982년 이철희와 함께 금융사기 사건을 주도해 구속됐으며, 1991년 가석방 후에도 140억원대의 어음사기 사건을 일으켜 다시 4년여 복역한다.

장영자가 전 남편과 사이에서 낳은 딸은 배우 故 김주승과 결혼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김주승은 생전 장모의 사기사건에 연루돼 운영하던 제작사가 부도나는 고충을 겪기도 했다.

이들 부부는 결국 이혼했고, 2007년 김주승은 췌장암으로 투병 중 향년 45세로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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