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강원 화천군 화천천 일대에서 열린 ‘2019 화천산천어
지난해 1월 화천산천어축제의 얼음낚시터 전경. 제공|화천군

[스포츠서울 양미정 기자] 세계적인 겨울 이벤트인 화천산천어축제의 내년 초 개최가 불투명해졌다.

지난 2003년 시작된 화천산천어축제는 매년 100만 명 이상이 운집하는 축제로 애초 절기상 소한(小寒)인 다음달 9일부터 23일간 축제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최근 코로나19 재확산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자 화천군은 울며 겨자 먹기로 축제를 취소할 위기에 놓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아프리카돼지열병이 잇달아 발생하는 바람에 전망이 밝지 않다.

그동안 코로나19 확산 추이를 지켜보겠다며 개막을 불과 한 달여 앞두고도 개최 여부를 미뤄왔던 화천군은 아직 공식적인 입장 발표를 하지 못하고 있지만, 최근 축제 관련 예산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파악됐다.

코로나19와 돼지열병 사태 등 악조건 속에서도 화천군이 공식 입장을 선뜻 내지 못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축제를 통한 직접적인 경제 파급효과가 100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지역경기에 막대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축제가 취소되면 지역 경기는 코로나19를 비롯해 돼지열병, 국방개혁에 따른 군부대 해제 등으로 벼랑 끝에 내몰린 상황에 더 힘겨운 시간을 보내야 할 처지다. 이 때문에 화천군은 축제기간 판매했던 10억원대의 농산물과 약 75t에 달하는 산천어를 어떻게 소화하느냐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선 농산물 팔아주기 운동이나 홈쇼핑을 통한 판매, 산천어는 퇴비나 먹거리로 만들어 판매하는 방안을 다각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특히 축제가 취소되더라도 코로나19의 확산 상황에 따라 별도 이벤트 형식의 소규모 축제는 개최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화천군 관계자는 “현재는 코로나19 확산 방지에 집중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축제 개최 여부를 논의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라며 “예정된 개막일이 다가오는 만큼 지역 경기를 살리는 다양한 대안 마련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화천군은 매년 축제 개막에 앞서 도심에 산천어 모양의 등불을 내걸고 밤거리를 밝혔던 선등거리 점등식은 오는 19일 예정대로 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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